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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50% 줄인' 정세균 前의장, "의원들 일 2배로 안하면 생존못할 것"

[the300][300티타임]"의장직 놔도 더 바빠…후반기 국회서 백의종군, 청년문제 해결 앞장설 것"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입력 : 2018.07.13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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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회의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정세균 전 국회의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최근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내역이 공개돼 '국회의원 제2의 월급', '깜깜이 예산'이라는 비판이 정치권에 쏟아졌다. 여야 지도부는 고개를 숙이며 제도개선을 약속했다. 이번에 공개된 부분은 19대 국회 기간 중인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내역이다. 2016년부터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았던 정세균 전 의장은 기존 80억원 규모의 국회 특활비를 50% 감축해 4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정 전 의장은 지난 1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특활비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제도로 그간 방만하게 운영돼 온 것도 사실"이라며 "국회가 선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에 2년 여에 걸쳐 50%를 삭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규모를 줄인 것이지 근본적으로 대책을 마련한 것은 아니다"며 "제도 자체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전 의장은 의원들이 특권은 줄이고 일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반기 국회가 민생법안 처리 등 성과 면에선 낙제점 수준이었지만 재임 기간 내내 '일하는 국회'를 외치며 여야에 법안 심사와 처리를 독려했던 정 전 의장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의장석에 내려왔지만 정 전 의장은 요즘이 더 바쁘다.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의장직 퇴임과 함께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그는 6·13 지방선거에서도 전국을 돌며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를 지원해 전국적 압승을 견인했다. 후반기 국회에선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뛰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관련 법안들도 발의해 둔 상태다. 그와 티타임을 나누며 근황과 향후 계획, 정치권에 대한 제안 등을 들어봤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정세균 전 국회의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국회의장後
사실 더 바쁘다. 의장 때는 나를 멀게 느끼던 이들이 이제 연락을 주고 만나자 한다. 지역구인 종로도 자주 찾는다. 나는 일복이 참 많다. 지난 5월에 29일 임기가 끝나자마자 국회의장실과 의장공관 방을 바로 뺐다. 이틀 후 당적을 회복해 지방선거 지원에 나서 전국을 돌았다.

지난달 말에는 중국 베이징에 다녀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가 주최한 '제1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고위인사 대화'에 참석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최태원 SK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자열 LS 회장 등과 함께 했다. 한국 측 위원장으로 리커창 중국 총리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비용도 자비를 들였다. 국가에 보탬이 되면 무엇이든 한다는 것이 신조다.


#기업

기업인 출신으로 기업을 잘 이해한다. 정권이 교체되면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업인들은 변화가 없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를 수용해야 한다. 정권교체 사실을 인정하고, 그런 조건에서 어떻게 활동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다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 기업도 아프면 아프다고 해야 한다. 정치권과 정부, 기업이 함께 소통하고 노력해 국민경제 전체가 순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규제

국회가 규제를 양산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규제를 새로 만들려면 다른 규제를 없애야 한다. 역할과 수명을 다한 규제는 빨리 없애고 안전 분야 등에서 꼭 필요한 규제만 해야 한다.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법이 뒤따라야지 앞서서는 안된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때 규제하면 된다.

#후반기 국회

40일 넘게 의회가 공백상태였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관행을 깨야 한다. 국회선진화법으로 여야가 합의를 하지 않으면 국정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주의가 살아 있어야 한다.

상임위원회에서 국정 주요현안을 따지고 민생을 챙겨야 하는데 식물국회가 됐다. 계류법안이 1만건 이상이다. 남은 임기 2년 동안 의원들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지역구에도 가지 말고 법안 심사만 해야 한다. 법 통과를 기다리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가.

일을 2배로 해 완전히 다른 모습 보여주지 못하면 현역의원들의 21대 국회 생존율은 상당히 낮아질 것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은 판갈이를 했다. 다음 총선에서 재연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특단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국민들이 판을 다 바꿔버릴 수 있다. 지역구민들과 악수 몇 번 더하는 게 의미 없을 수 있다.


#당정청

지난 1년 동안 불협화음 없이 조용했다. 일사분란한 것은 기본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논쟁과 토론을 통해 어떻게 국민들에게 정권의 유능함과 실력을 보여줄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북핵 문제 같은 경우는 성격상 정보 공유도 제한되고 대통령이 주도할 수밖에 없지만 민생은 청와대와 상관없이 당정이 소통하면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펼쳤으면 좋겠다.

#백의종군

국회의장 퇴임사에서 백의종군하겠다고 약속했다. 일하는 상임위에서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서울의 문화중심인 종로구 의원답게 문화 관련 정책에도 관심을 둘 계획이다. 특히 청년실업 등 청년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이다.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관련법들도 발의해 뒀다. 청년 미취업자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청년고용촉진특별회계를 설치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청년 인턴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경험수련생보호법,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필요 재원을 확보하는 청년세법 등이다.

청년실업의 근본적 처방은 일자리 만드는 것이다. 근본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인구구조상 지금이 피크이기 때문에 임시방편의 대책도 필요하다. 생일에 잘 먹자고 하루를 굶을 수는 없는 것이다. 청년들이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 대한민국의 잠재성장률이 유지되는 노력을 펴야 한다.

#개헌

개헌을 위해 노력했지만 국회에서 이행되지 못해 아쉽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개헌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금 준비는 충분히 돼 있기 때문에 각 정파의 지도자들이 논의해 개헌을 성사시키는 게 옳다. 잠재력은 지금도 있다. 다만 대통령 개헌안을 부결시키고 대통령한테서 다시 개헌 동력을 찾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의회가, 각 정당 지도자들이 책임 있게 결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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