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설비 없는 금융사 가능"..클라우드 전면 허용

금융회사들이 내년부터는 개인신용정보를 포함한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개인정보, 신용정보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금지돼 있다. 사실상 금융회사가 자체 전산시스템 없이 클라우드서비스로만 영업도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금융회사에만 적용되고 있는 클라우드 이용 규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클라우드'는 전산설비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 전문업체로부터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IT 자원을 제공받아 사용하는 서비스다.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타와 함께 디지털혁명을 대표하는 기술 중 하나다. 다양한 IT 서비스를 빌려서 이용하고 이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업무생산성 증진과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정부는 2015년 클라우드발전법을 제정하고 활용 확산을 추진해 왔고 금융위도 2016년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 등을 통해 금융사의 클라우드 이용을 허용했다.

하지만 보안사고 등을 우려해 고유식별정보, 개인신용정보 등 중요정보는 제외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38개 금융회사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 중이지만 인사관리, 직원교육 등 내부업무처리나 고객상담, 상품소개 자료 등 고객서비스 등 '비중요정보'만 활용 중이다.


반면 해외는 금융회사별 수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특히 뱅킹서비스와 같은 핵심시스템도 클라우드 서비스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영국의 오크노쓰(Oaknorth)은행은 전체 시스템을 아마존 클라우드로 이전했다.

특히 국내에서도 유독 금융회사에만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공공기관을 비롯해 비금융분야는 이미 클라우드 이용에 제한이 없다. 또 핀테크기업에게는 이 규제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고가의 IT 설비를 직접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금융권과 핀테크업계에서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 건의가 있었다"며 "서비스 이용 기준을 만들고 적절한 감독 및 검사 체계 마련을 전제로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규제가 풀리면 사실상 전산설비를 모두 클라우드 서비스로 대체한 금융회사가 탄생할 수도 있게 된다. 전산설비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생겨날 수 있는 것.

또 보험업계의 최대 현안인 IFRS17 플랫폼 구축시 클라우드를 통해 비용부담을 줄이고 보험계리분석, 회계관리, 투자분석 프로그램 등을 쉽게 이용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금융위는 대신 사고발생시 법적분쟁, 소비자보호·감독 관할 등의 문제를 고려해 우선 국내 소재 클라우드에 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금융정보의 중요성을 감안해 '금융권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기준'도 별도로 마련한다. 이와 함께 법 개정을 통해 금융당국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해 직접 감독, 조사권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이번 규제 완화는 전자감독감독규정만 고치면 된다. 금융위는 이달 중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클라우드서비스 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하고 감독규정을 개정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