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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증언에 안희정 재판 '혼돈'…2차 피해도 심각

'김지은 평판' 전면 등장하며 법정 안팎 시끌시끌 180도 다른 증언 난립에 혼란…"2차 피해 자제해 달라"

뉴스1 제공 |입력 : 2018.07.13 19:15|조회 : 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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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7.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7.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53·불구속)의 재판이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하는 혼돈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 비서 김지은씨를 둘러싼 '평판'이나 '의혹'이 재판 전면에 등장하며 본말이 뒤바뀌거나, 법정 바깥에서는 상대방 증인을 고소하거나 상대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재판이 '여론전'으로 흐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과 안 전 지사의 입장도 여전히 극명하게 엇갈리며 치열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김씨 측 증인들은 안 전 지사가 이끈 경선캠프와 충남도청에 수직적인 위계질서가 팽배했고, 김씨는 안 전 지사의 기분조차 거스를 수 없는 위치였다고 입을 모은다.

안 전 지사의 측근과 부인 민주원 여사는 '권위적인 조직 분위기는 전혀 없었으며, 안 전 지사와 김씨는 매우 친밀한 관계였고, 심지어 김씨는 안 전 지사의 '애인처럼 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언 난립'에 빠진 재판…"안희정 왕처럼 군림했다"

재판은 점차 갈피를 잡기 어려운 '증언의 난립' 국면을 맞고 있다.

비록 나중에 사과하긴 했지만, 검찰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의 심리로 지난 2일 열린 1회 공판기일의 모두절차에서 공소장을 낭독하면서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혐의를 언급,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피해자를 끌어들였다'고 했다.

9일 열린 3회 공판기일에서는 안 전 지사가 마치 '왕'처럼 군림했고, 조직의 모든 결정은 그의 '좋다' '싫다' 말 한마디로 결정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씨의 지인이자 동료 자격으로 증인신문을 받은 구모씨(29)는 안 전 지사를 "우리의 희망이자 왕 같은 존재"였다고 회상하면서도 "한 기자가 안희정의 위력을 증명하는 취재를 시작하자 안희정이 직접 해당 언론사의 유력 인사(고위간부)에게 전화해 취재를 중단하라고 한 사실을 듣고 실망했다"고 진술했다.

안 전 지사 측은 곧바로 "구씨의 증언은 악의적인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11일 오후 구씨를 모해위증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김씨의 직장동료 정모씨(29·여)도 "안 전 지사의 주변엔 '예스(YES)맨'만 남았다"며 충남도청의 수직적인 분위기를 설명했고, "김씨가 종종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마저 들었다"고 증언했다.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전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8.7.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전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8.7.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권위적 분위기 없어…김지은, 애인처럼 행동"

하지만 재판은 지난 11일의 4회 공판을 기점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안 전 지사의 눈빛조차 두려워했던' 김씨는 안 전 지사와 유독 친하고, 심지어 '마누라 비서'로까지 불린 여성으로 뒤바뀌었다.

4회 공판에 출석한 안 전 지사의 측근들은 경선캠프와 충남도청 분위기는 전혀 권위적이지 않았고, 김씨는 안 전 지사와 유독 친한 관계였다는 증언을 쏟아냈다.

전 미디어센터장 장모씨와 전 비서실장 신모씨는 "안 전 지사는 직급이 낮은 직원의 목소리도 경청하는 사람"이라며 "참모와 맞담배를 피울 정도로 격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김씨의 후임 수행비서를 역임한 어모씨는 충남 홍성군의 한 고깃집에서 있었던 전체회식 사례를 설명하면서 "안 전 지사가 김씨를 놀리니까 '아 지사님~ 그거 아니에요~'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친밀해 보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김씨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그의 고민 상담을 도맡았다고 알려진 전 경선캠프 청년팀장 성모씨(35)도 "김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거나, 유부남이 추근댄다는 고민상담을 해준 적은 있다"면서도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한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씨(54)가 13일 법정에 나서면서는 한 발 더 나아가 김씨는 '안 전 지사를 애인처럼 대하고, 부부 침실까지 몰래 들어오는 이상한 여자'로 주장됐다.

민씨는 이날 5회 공판기일에서 "지난해 8월18일 중국 대사 부부를 응대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상화원에 투숙했다"며 "일정을 마치고 밤 11~12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김씨가 살그머니 침실 문을 열고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3~4분 동안 우리를 내려봤다"고 증언했다.

민씨는 또 Δ김씨가 다른 수행비서와 달리 안 전 지사를 향해 달려오며 홍조를 띤 점 Δ일정 도중 갑자기 나뭇가지로 바닥에 낙서하며 관심을 끈 점 등을 나열하면서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좋아하는 것 같았고, 불안했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까지 뛰어든 재판…2차 피해도 심각

접점을 찾지 못하는 법정 공방 속에서 여과없이 드러나는 김씨의 언행과 행적은 고스란히 보도됐고, 여성단체는 김씨를 대신해 증언을 반박했다. 김씨의 변호인들은 2차 가해를 지적했다.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는 민 여사의 '상화원 침실 사건' 증언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김씨는 수행업무폰에 착신된 중국 귀빈의 문자메시지를 보고 안 전 지사의 침실 밖 2층 계단에서 쪼그리고 대기했다"며 "종일 있던 일정으로 피곤하여 졸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조서와 민씨의 주장을 종합하면, 안 전 지사는 지난해 8월 상화원에서 중국 대사 부부를 접대한 뒤 밤 10시쯤 일정을 마쳤다.

이후 한중교류 중개인으로부터 '(상화원) 옥상에서 2차를 기대할게요'라는 문자를 받았지만, 안 전 지사는 곧바로 '오늘은 일정을 취소하고, 내일 오전에 보자'며 2차 일정을 취소했다.

이 사정을 몰랐던 김씨가 '혹시 안 전 지사가 2차 일정에 참여하면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안 전 지사의 침실 밖에 쪼그려 앉아 대기한 셈이다.

하지만 민씨는 이날 증언에서 "김씨는 분명히 침실 안으로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부부를 내려다봤다"며 "김씨의 실루엣을 봤고, 목소리까지 들었는데 계단에 쪼그리고 있었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씨의 변호인은 "재판이 공개된 이후 피고인(안 전 지사)측 증언이 언론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며 "피해자의 평판과 이미지가 왜곡돼 보도돼 2차 피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검찰도 지난 11일 공판 과정에서 안 전 지사 측이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증거 사진을 내놓자 "피해자의 얼굴이 드러난 사진을 갑자기 내놓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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