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가뭄'에 조선 빅3 '빨간불'…올해 목표달성 '물음표'

조선업계가 수주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주 가뭄이 다소 해갈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올해 계획한 수주를 달성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126,800원 ▼2,600 -2.01%)그룹과 대우조선해양 (32,500원 ▼1,950 -5.66%), 삼성중공업 (9,380원 ▼260 -2.70%) 등 대형 조선 3사는 올해 들어 총 123억 달러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이는 3사가 연말까지 잡은 목표(287억 달러)의 43% 수준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포함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상반기 실적은 70여 척, 62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목표 달성률이 47.4%다. 대우조선해양은 35억4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73억 달러)의 48.5%를 달성했다. 올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12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5척, 특수선 1척 등 총 28척의 수주를 따냈다.

삼성중공업 실적이 가장 부진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인 82억 달러 중 총 25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목표 수주액의 31% 불과하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어느 정도 진행됐지만,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부문의 수주가 전혀 없다"며 "연간 수주목표를 채우기 어렵다는 예상이 벌써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대형 3사의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9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7% 감소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연속 적자다. 시장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영업손실 규모가 각각 1032억원, 7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수주 잔고 영향이 크다. 일감이 없어도 고정비는 일정 부분 계속 지출되기 때문에 적자가 날 가능성이 커진다. 강재 가격 상승 등도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곽지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까지는 선주들의 휴가 등 계절적 특성까지 겹쳐 수주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면서 "실적 부진 기조 마무리는 내년 2분기까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곽 연구원은 다만 "최근 수주 증가와 선박가격(선가) 상승으로 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최근 3년 상반기 수주실적은 2016년 8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비중 12%)에서 지난해 321만CGT(28%), 올해 496만CGT(40%) 등 점차 늘고 있다. 선가도 높아지고 있다. 2017년 3월(8000만 달러) 최저점을 기록한 유조선 선가는 지난달 8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컨테이너선(1만3000~1만4000TEU·1TEU는 6m 길이의 컨테이너 1개) 선가도 전달보다 50만 달러 상승한 1억1150만 달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