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통vs예산통…상임위 전쟁 이미 시작됐다

국회 상임위원회별 의원 정수가 정해지면서 원구성의 '하이라이트'인 상임위원장 선출과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에 관심이 쏠린다. 국회는 16일 본회의를 열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제외한 16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선출한다. 이에 맞춰 각 당별로 상임위 배정 마무리 작업도 한창이다. 인기·비인기 상임위에 따라 의원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각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 현황을 살펴봤다.


◇최저임금 파동, 고용부진 돌파하나…경제 상임위, 치열한 싸움 예고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와 국토교통위(국토위) 등 경제 관련 상임위는 의원들의 선호도가 높다. 예산과 정책을 직접적으로 다룰 일이 많아 지역에 의정활동을 보고할 때 유리한 덕분이다. 의원들이 몰리면서 각 당 원내지도부의 고심도 깊다. 여당은 최저임금 파동, 잇단 고용부진에 대한 야당의 공격을 막아내 어떻게 정부의 경제정책을 뒷받침할지가 관건이다.



핵심 상임위인 기재위엔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꼽히는 김태년,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거론된다. 애초 문화체육위원장으로 점쳐지던 안민석 의원도 민주당이 기재위원장 자리를 얻어내면서 유력한 후보군으로 불린다. 야당의 칼끝은 보다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김광림, 추경호 한국당 의원 등 기재부 고위 관료 출신의 '예산통' 의원들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기재부 차관 출신 송언석 한국당 의원도 이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알짜' 상임위로 불리는 국토위는 마지막까지 눈치싸움이 치열한 상황. 여야를 막론하고 가장 많은 의원들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철도 패키지법'을 발의하며 국토위에 애정을 보인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도 국토위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이원욱, 전현희 민주당 의원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엔 국토위 잔류를 강력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현아 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금감원 채용비리, 이건희 차명계좌 등 바람 잘날 없이 금융권을 뒤흔든 정무위원회(정무위)도 의원들의 관심이 높다. 대표적 '친문'인사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삼성 저격수' 박용진 의원 등이 회자된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도 정무위 합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반기 국회의 쟁점 중 하나로 꼽히는 '문재인 케어'를 담당할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엔 남인순, 김상희, 윤일규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특히 윤일규 의원은 의사 출신 비서관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져 복지위에 강한 애착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엔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간다) 발언으로 한국당을 탈당한 정태옥 무소속 의원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 상임위, 빛 못 보는 자리…남으면 간다?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등 사회 관련 상임위는 의원 부족에 허덕인다. 특히 한국당 몫으로 배정된 환노위는 막판 교통정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장우 한국당 의원이 막판 환노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16일 본회의 전 한국당 의총에서 '김학용 대 이장우'간 경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갈등이 첨예한 현안을 다뤄온 환노위엔 전반기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킨 한정애, 강병원 이용득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야당도 역시 간사를 지낸 임이자 한국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 등이 회자된다.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 유일하게 위원장직을 확보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엔 황주홍 평화당 의원을 비롯해 김현권, 서삼석 민주당 의원 등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덩달아 외교안보 상임위↑

전통적으로 고령의 다선 의원들이 모이는 외교안보 상임위는 남북관계가 급격히 개선되면서 덩달아 인기도 높아졌다. 경제 상임위만큼이나 지원자가 많아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외교통일위원회엔 송영길, 이인영, 김진표 민주당 의원 등 여당 중진의원들과 황영철, 김세연 한국당 의원이 거론된다.

국방위 역시 지난 19대 국회 전·후반기 모두 국방위에서 활동한 안규백 민주당 의원과 추미애, 윤후덕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무게중심을 잡았다. 야당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대표적 '국방통'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의 수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알려져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상대 상임위에 공격수가 나오면 우리 당에선 수비수를 배치하기도 하고, 위원장 결과에 따라 막판에 상임위원을 교체하기도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