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대두 수출 줄 것" 인정… 여당은 선거 걱정

미국 정부가 공화당 표밭의 대표적 품목인 대두 수출 전망을 처음으로 하향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화당 내에서 커지고 있다.


◇미 농무부 "내년 中 대두 수요 줄고 미 수출 감소할 것" 전망

미 농무부는 12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중국 대두 수입 예상량을 1억300만톤에서 9500만톤으로 하향조정했다.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2003년 이후 첫 감소다. 동시에 미 농무부는 같은 기간 미국 대두 수출이 6230만톤에서 5550만톤으로 11% 줄 것이라 전망했다. 대신 브라질의 대두 수출 전망은 7300만톤에서 7500만톤으로 상향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전망이 무역전쟁 여파를 반영한 미 농무부의 첫 보고서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중국이 수입을 줄이면서 미국 농가가 손해를, 브라질이 반사이익을 얻게 되리라는 명확한 결론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대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에서 중국이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대두가 공화당 표밭인 미 중부 농업지대의 주요 경작물인 만큼, 미 대두의 3분의 1 이상을 수입하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보복관세를 물리면 트럼프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힐 수 있어서다. 결국 중국은 6일부터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제품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의 미국산 대두에 대한 관세는 13%에서 38%로 인상됐다.

◇공화당 "중간선거 부메랑 될라" vs "두고 봐야" 전망도
중국과의 무역갈등 역풍이 가시화하면서 공화당 내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대두 농가가 많은 아이오와주의 척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무역갈등을 "잠재적인 재앙"이라고 꼬집었다. 또 "커다란 실수"(라마 알렉산더 테네시주 상원의원)", "통제불가능한 상황(존 코닌 텍사스 상원의원)" 등 농업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공화당 의원들이 불안감을 쏟아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무역전쟁 여파를 크게 받게 될 주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되며 트럼프가 현재 기조를 더 밀어붙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브루킹스연구소는 워싱턴포스트·조지메이슨대 공공행정대학원이 지난달 27일~이달 2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미시간·인디애나·위스콘신주 등 무역전쟁의 여파를 가장 많이 받는 15개 주의 트럼프 지지율이 2016년 대선 당시보다 5%포인트 더 높다고 밝혔다.

마크 무로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관세의 영향이 산업별, 지역별로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난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만약 상황이 잘못되면 공화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지만 그 시점이 선거 전일지 후일지 알 수 없다"면서 "상황이 나빠진다고 해도 이 지역 유권자들이 트럼프 탓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