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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국어로 한평생…다시 인생 이모작을 찾아서

[기고]최용기 전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문학 박사)

머니투데이 최용기 전 국립국어원 교육진흥부장 |입력 : 2018.07.16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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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육십 세부터라고 하였던가, 그동안 공직 생활을 천직으로 알고 30여 년 동안 오직 공직 생활을 해 왔는데 정년퇴직이라는 제도 때문에 지난 6월 30일에 퇴직을 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요즘 같은 세상에 정년퇴직은 선택 받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이라고 축하를 해 주었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더 멀리 가고 싶다. 마치 도요새가 알래스카에서 뉴질랜드까지 일만 2000킬로미터를 일주일 내내 먹지 않고 땅에 닿지 않고 쉬지도 않고 나는 것처럼.

이제 자유인이 되었으니 내 명함도 사라졌다. 공직 생활 30여 년 동안 기쁜 일과 안타까운 일이 수없이 많았지만 잊을 수 없는 일 중에 일부만 상기해 본다. 첫째, 1990년 문화부 출범 후 국립국어연구원의 설립에 관한 일이다. 그 당시 초대 문화부장관은 국립국어연구원 설립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였다. 문교부(현, 교육부)에서 전임해 온 나는 실무자로 이 업무를 맡았고 수시로 국장께 보고하고 6개월 만에 이 설립 안을 대통령께 보고하였다. 그해 11월 국무회의에서 통과되어 이듬해 1월에 국립국어연구원이 개원하게 되었다. 국어학을 전공한 내가 느끼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두 번째는 세종학당 설립에 관한 일이다. 학예연구직으로 전직하여 국립국어원에서 국어진흥교육부장으로 근무할 때 ‘찾아가는 국외한국어문화학교’ 확대 방안으로 이를 계획하였다. 주위에서는 매우 힘들 거라고 하였지만 나는 확실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문화 발전을 위해 한국어 국외 보급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기획재정부를 수없이 찾아갔다. 그때 예산실장은 18억 원 예산을 지원하며 잘 운영해 보라고 하였다. 비록 적은 예산이었지만 이를 성실하게 집행하였다. 지금의 세종학당 예산은 10배로 증액되었고, 개설 숫자도 57개국 174개소(2018년 6월 기준)로 늘어났다.

세 번째는 지금의 훈·포장과 표창장의 문안 검토에 관한 일이다. 그 당시 행정자치부장관께서 훈·포장 문안과 ‘국기에 대한 맹세’ 문장에 대하여 국립국어원에 검토를 요청하고 의정국장을 보내 의논토록 하였던 것이다. 훈·포장의 ‘진력, 정려’ 등 어려운 한자어를 쉽게 고치고 ‘국기에 대한 맹세’의 ‘몸과 마음을 바쳐’ 문장을 빼고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수정하여 지금의 문장이 완성되었다. 그 공로로 나는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이제 나는 인생 이모작을 준비해야 한다. 박사 학위가 있으니 국내 대학에서 강의할 수도 있고 나의 건강을 생각하여 귀농귀촌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내 삶이 그러하였듯이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다. 오래 전부터 꿈꾸던 해외봉사를 하고 싶었다. 그동안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이룬 나라로 온 세상에 알려진 우리나라가 이제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어와 한국 문화는 한국인만의 언어와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세계인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의 전도사로서 그런 일을 하고 싶다. 얼마 전 해외의 모 대학에서 나를 초빙하겠다고 요청이 왔고 코이카 해외봉사도 검토하고 있다. 나는 당연히 도전하려고 이를 준비할 것이다. 비록 개발도상국이지만 국위 선양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봉사를 할 것이다. 도전을 꿈꾸는 사람의 인생 이모작은 아름답다고 한다. 나의 도전도 계속될 것이다. 오늘은 유난히 하늘이 높고 푸르다.
[기고]국어로 한평생…다시 인생 이모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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