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앞둔 DJ 3남 김홍걸 "남북 공동 유해 봉환 사업, 교류 물꼬 틀 것"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사진 오른쪽)과 김한정 민주당 의원이 북한 방문을 하루 앞둔 15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특파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남북한이 이견 없이 뭔가를 같이 하는 것이 남북 교류에 큰 물꼬를 틀 수 있다. 이번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봉환 사업이 그런 면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남북한이 공동으로 일본에 있는 강제 징용 희생자들의 유골을 고국으로 모셔오는 사업을 추진하기 하기 위해 16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방북을 하루 앞두고 북한 입국을 위해 경유하는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업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남북한 화해 협력 정책을 적극 추진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의 3남인 김 의장의 이번 북한 방문은 지난 2011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때 모친 이희호 여사와 함께 조문을 위해 방북한 이후 7년 만이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 지난 2000년 김 전 대통령을 수행해 남북정상회담에 참가 한 바 있는 민주당 김한정 의원 등이 동행한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북측에 유해 봉환과 관련해 공동 사업을 제안했고 북측이 좋다고 해 어느정도 합의가 돼 있다"면서 "이번에 가면 공식 합의를 하고 서명을 받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유해와 관련해 전체적인 현황 파악이 안돼 있고 국민들께서도 모르시는 분들이 계셔서 홍보를 하면서 조금씩 서서히 해야 하지만 빠른 시일내에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민화협은 일본 전역의 사찰에 안치된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만 약 2200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외에 합사돼 안치된 유골이나 남태평양 등 넓은 지역에 퍼져 있는 유골 등은 정확히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안치·보관된 유골부터 봉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항일 투쟁, 일제 강점기 역사는 남북간 이견이 별로 없어 같이 하게 되면 양측 주민의 마음을 풀어주고 민족 동질성 회복에도 의미가 있다"면서 "대통령께서도 3.1절 행사를 공동으로 하자고 하시고, 3.1절 100주년 기념위에서도 일제 강점기 역사를 같이 연구하자고 하는 상황이므로 민관이 서로 도와가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독도, 소녀상 문제는 일본 정부가 항의하지만 일제 강점기 유골를 우리나라로 가져가는 것은 인도적인 문제라 시비할 수 없다"면서 "북한에도 일본 사람 유골이 꽤 많이 있고, 고이즈미 총리 때 찾아가려고 협상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북일간에도 지금은 으르렁 대지만 북일간의 협상도 곧 시작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양측 다 준비는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유골 2200구는 추정하는 수치로 연고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무연고의 경우 제주도 지인을 통해 제주도에 임시로 모셨다가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 비무장지대 일부를 평화공원으로 만들어 유골을 모셔 남북이 공동 참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와 만날지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아울러 북한 개방에 대비한 남북 경협 준비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일본과 같은 경쟁자들과 자본의 힘에선 따라갈 수 없다"면서도 "북측이 돈을 많이 낸다고 일방적으로 몰아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만히 있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북쪽이 필요로 하는 것, 절실하게 원하는 것을 분석해 대응할 때만 기회가 있다"면서 "아직 유엔 제재 등으로 실제로 물자가 들어갈 수는 없지만 인프라 사업 등에 대한 정부간 논의는 시작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방북에 동행하는 김한정 의원은 "창립 20주년을 맞은 민화협이 북측 민화협과 다시 민간 교류 협력을 활성하고, 올해 4월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각계 각층의 교류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합의한 것을 실천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남북간에 교류 협력 시대를 준비하고 열어 나가는 의미에서 북측의 입장을 청취하고 북측의 사정과 희망사항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측 민화협은 보수, 중도, 진보를 아우르는 200여개 사회단체가 다 들어있다'면서 "남북 교류가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허브 단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