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낙관론 틀렸다? 시장 '美 긴축 조기종료' 전망

시장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인상 종료 시점을 이르면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시장이 연준보다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더 비관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준, 2020년까지 기준금리 인상 vs 시장, 2019년 기준금리 정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유로달러선물의 2019년 12월 만기물 내재금리가 2.97%로 2020년 3월만기물 금리 2.975%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고, 2020년 12월 만기물의 금리는 2.96%로 하락했다.

유로달러선물은 미국 밖에서 유통되는 달러에 대한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유로달러선물의 이 내재 금리를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전망의 척도로 활용한다.

유로달러선물 금리에 따르면 시장은 2019년말 쯤 연방기금금리가 정점에 닿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연준이 2020년까지 기준금리인상을 예고한 것과 차이가 있다. 즉, 시장이 연준의 전망보다 이른 긴축 종료를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연준은 지난 6월 공개한 점도표에서 연방기금금리가 2020년 말 3.375%(중앙값 기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내년에 이어 2020년까지 긴축을 이어가리란 게 연준 내 다수의 예상이다.

FT는 시장 투자자들과 연준의 전망 차이가 미국 경기둔화 위험을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라고 진단했다. 현재로선 미국 기업들이 강력한 실적을 내놓고 미 경제지표도 긍정적이나, 무역갈등 등 위험요소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을 시장이 연준보다 더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가이 르바스 재니캐피탈매니지먼트의 채권투자전략 책임자는 "시장은 우리에게 2019년 말 경기둔화 및 경기침체가 닥칠 꽤 높은 위험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 선물중개업체 RJ오브라이언의 존 브래디 이사 역시 "시장은 연준이 틀렸다고 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단기 금리차 2007년 8월 후 저점으로 축소… 이번주 의회 서는 '파월의 입' 주목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은 최근 뚜렷한 장단기 금리차 축소(일드커브 플래트닝)에서도 감지된다. 미국 10년만기와 2년만기 국채금리차는 지난 13일 24.3bp(1bp=0.01%포인트)까지 좁혀지며 2007년 8월 후 처음으로 25bp를 하회했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장기금리가 하락 하거나 단기금리가 상승할 때 발생하는데, 통상 장기금리 하락은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위축될 때 발생하기 때문에 금리차 축소는 경우에 따라 경우에 부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특히 이 금리차가 줄어들어 역전되면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 들여진다. 실제로 서브프라임모기시 사태가 본격적으로 발발하기 한해 전인 지난 2006년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발생했다.

시장의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17~18일 미 상·하원에 출석하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이목이 쏠린다.

연준은 13일 의회에 제출한 통화정책 반기보고서에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튼튼하고 유동성 압박도 크지 않다"고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경기 진단을 하면서도 "무역갈등이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오르고 있는) 물가와 강력한 경기지표 및 이와 반대되는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