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신저가 경신하는 현대건설기계, '저점 매수' 기회?

현대건설기계가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하반기 건설업황 둔화 전망에 건설기계 역시 부진세를 보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투심이 악화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향후 2~3년간 가파른 확대가 예상되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현대건설기계의 강점이 특히 부각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 성장 흐름을 감안할 때 최근의 주가 조정은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현대건설기계는 16일 코스피시장에서 전일 대비 4000원(3.21%) 하락한 12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건설기계 주가는 남북 경협 기대감이 고조된 지난 5월 2일 장중 20만9500원까지 치솟으면서 올 들어 최고가(21만7000원)에 근접했다.

그러나 우호 주주였던 KCC가 장내에서 꾸준히 물량을 내놓은 여파로 수급이 악화했고 지난 9일에는 11만7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로 주저앉았다. 이 기간 중 주가 하락율은 44%에 이른다.

현대건설기계의 이같은 주가 흐름은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하면서 증시 전반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하반기 건설기계 업황이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심이 극도로 악화한 탓으로 분석된다.


강준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락의 주 원인은 미중간 무역분쟁이며 현대건설기계의 저조한 주가 흐름도 여기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양호한 실적과 고성장이 기대되는 신흥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감안할 때 최근 현대건설기계의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인도와 중국 시장에서의 굴삭기 수요 증가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중대형 굴삭기를 주력 제품으로 판매하는 현대건설기계가 호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의 2분기 실적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9536억원, 영업이익 7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6%, 100.3% 성장할 전망이다.

김경덕 부국증권 연구원은 "중대형 굴삭기 수요가 북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 원자재 가격 반등으로 광물자원 개발사업이 활발한 중국, 인도 등 신흥국으로 이전되는 추세여서 이 지역에 강점을 지닌 현대건설기계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올해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5%, 인도시장에서 2위권 점유율 달성으로 시장 대비 성장폭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기계의 매출 구성(1분기 기준)은 신흥시장 59.5%, 국내시장 14.7%, 선진시장 25.7%로 국내 건설기계 업체 중 신흥시장 비중이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