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무슨 얘기 할까? "북핵·선거개입이 주요 의제"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상 첫 미·러 정상회담에서 시리아 내전 및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북한 비핵화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미·러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시리아 △핵 감축 △우크라이나 △선거 개입을 꼽았다. 여기에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도움을 요청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시리아 내전의 경우 사실상 미국과 러시아가 대리전을 치르는 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 국면에서부터 "시리아 사태에서 빠지고 싶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리아 내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푸틴 대통령이 미군 철수와 이란 세력 확장 저지를 주고받을 것으로 WSJ는 예상했다. 미국의 우방 이스라엘의 오랜 숙적 이란이 시리아 안에서 세를 불리는 걸 러시아가 막는 대신 미군 철수를 푸틴 대통령이 제안할 수 있단 얘기다.

핵 감축 부문에서도 양국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201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러는 2021년까지 양국의 핵탄두를 1550개로 줄이는 걸 골자로 한 '신전략무기감축 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협정을 2021년 이후로 연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이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초 러시아 정부가 신무기 개발을 선전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을 때 트럼프가 매우 화를 냈던 일화를 공개했다. 해당 동영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리조트가 밀집해있는 플로리다를 타격하는 것처럼 묘사돼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유럽이 가장 크게 신경 쓰는 대목이다.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용인하면 대러 제재 대열이 흐트러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은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좌우할 의제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올 초 선거 개입 혐의로 러시아인 13명을 기소한 데 이어 지난 12일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추가로 기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선거 개입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 했지만,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의미 있는 답변을 얻진 못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핵 문제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과 무역을 놓고 일전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또 다른 우방 러시아에 도움을 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미 경제방송 CNBC는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제재가 느슨해지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해달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요청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 근로자가 가장 많이 분포돼있는 곳이 러시아란 점, 2014년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 북한이 진 빚 110억 달러(약 12조4000억 원)를 탕감해줬다는 점을 언급했다.

분석업체 컴플리트인텔리전스의 토니 내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는 푸틴에게 북한을 언급할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푸틴이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반발이나 제안에 귀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