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달러 쥔 사람이 '위너'

최근 달러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과 글로벌 무역 분쟁 우려가 확산되면서 위험 자산들의 변동성이 컸지만 달러는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2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강달러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미중 관계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원/달러 환율은 연초(1061.20) 대비 6.7% 오른 1132.30원에 마감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달러 인덱스는 94.99로 지난 2월1일 연중 최저치 88.50와 비교해 7% 이상 상승했다.

환율 강세 국면이 계속되자 달러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달러 선물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이 좋았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연초 이후 11.6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달러 ETF 중 가장 성과가 좋았다.


'TIGER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ETF'(11.63%)와 'KOSEF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ETF'(11%) 등도 10% 이상 성과를 내며 뒤를 이었다. 이들 ETF들은 최근 1개월 사이에만 5% 넘는 성과를 기록했다. ETF가 아닌 일반 펀드로는 'KB원달러1.5배레버리지'가 8.1%를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달러 선물 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달러 선물 지수 수익률의 1배를 추종하는 'KODEX 미국 달러 선물'(6.4%)과 'KOSEF 미국 달러 선물'(6.24%) 등은 6%대 성과를 보였다.

높은 수익률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은 가속화되고 있다. 가장 성과가 좋았던 'KODEX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에선 연초 이후 593억원이 빠져나갔는데 이 중 최근 1개월새에만 492억원이 증발했다.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수익률이 회복하자마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KOSEF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역시 연초 이후 261억원이 빠져나갔는데 최근 1달새 107억원이 순유출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달러 자산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급등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주요 통화들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하락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며 "위안화의 불안정한 흐름, 미중 무역분쟁 이슈 등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상승 압력을 받으며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