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 에코캡, 업황부진 속 코스닥 상장 도전

자동차 부품회사 에코캡이 업황부진이라는 악재 속에서 IPO(기업공개)에 나선다. 자동차 부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저조한데다 지난해 이익 규모가 급감한 만큼 공모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코캡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에코캡은 2007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업체로 주로 자동차용 전선, 케이블, 벌브소켓, LED(발광다이오드) 등을 생산한다. 주요 고객사는 GM, 포드, 쌍용차, 델파이, 현대모비스 등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에코캡 역시 지난해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842억원으로 전년대비 6.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51.1% 감소했다. 2016년 시작한 LED 사업 영향으로 고정비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 부품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에코캡이 공격적인 공모 전략을 앞세우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완성차 업체 부진이 이어져 자동차 부품 업종 주가가 대부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다수 차 부품회사가 PER(주가수익비율) 10배 안팎, 혹은 그 이하에서 거래 중이다.


특히 지난해 상장한 자동차 부품회사 동양피스톤 (4,530원 ▲230 +5.35%) 주가는 2017년 실적 기준 PER 6배 수준으로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영화테크 (8,110원 ▼60 -0.73%)는 전기차 부품업체라는 매력에도 불구하고 공모가가 밴드 하단으로 떨어질 정도로 주목받지 못했다. 상장 직후 단기 급등한 주가는 어느새 공모가 수준으로 회귀했다.

에코캡의 지난해 순이익은 27억원으로 PER 10배를 적용해도 기업가치는 3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359억원으로,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까지 고려하면 최소 5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책정해야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이상이 가능하다. 올해 실적 향상을 담보하지 못할 경우 밸류에이션 책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IBK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지난해 9월 상장예심을 청구하고 지난 2월 상장한 알리코제약을 제외하면 에코캡이 올해 첫 직상장 IPO 주관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거래다. 에코캡 외에 케이엠제약, 인산가, 씨엔아이는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6개 이상의 코스닥 상장 주관을 목표로 한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에코캡의 지난해 수익성 악화는 LED 신규 사업 영향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올해는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전체 매출에서 전기차 관련 부품 비중이 늘고 있어 다른 차 부품 회사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