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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스튜어드십 코드' 시동 걸기도 전에 힘빠졌다

[용두사미 스튜어드십 코드] (종합)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전병윤 기자, 배규민 기자, 임동욱 기자 |입력 : 2018.07.17 05:00|조회 : 12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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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스튜어드십 코드'가 이달 말 시행된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지침서인 스튜어드십 코드 전면적 시행을 앞두고 이해관계자의 촉각이 예민해졌다.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을 기대했던 자본시장은'용두사미'라며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경영권 간섭을 우려하는 재계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국민연금발 스튜어드십 코드 논란을 조명한다.


요란했던 스튜어드십 코드, 시동걸기도 전에 힘빠져



[용두사미 스튜어드십 코드] ①사외이사 추천, 위임장 대결 등 경영참여 내용 빠져

[MT리포트] '스튜어드십 코드' 시동 걸기도 전에 힘빠졌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베일을 벗었다. 정부는 이달 말 시행을 확정한다. 17일에는 공청회를 열고 의견수렴에 나선다. 준비는 끝났고, 시행만 남았다. 자본시장에 새롭게 등장할 집사(스튜어드·Steward)의 역할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할 수 있는 근거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만 약 770개다. 주주로서 국민연금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정부가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무기로 기업을 압박할 수 있다며 '연금 사회주의'까지 우려했다.

그러나 "과거와 달라지는 게 있냐"는 회의론도 있다. 도입 과정에서 일부 후퇴한 제도적 장치 탓이다. 자본시장의 의견은 후자에 가깝다.

16일 관계부처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에는 △사외이사 및 감사 후보 추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 국민연금의 경영권 참여와 관련된 내용이 빠졌다.

정부가 처음부터 이들 안건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4월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하면서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상장사에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프락시 파이팅'(Proxy Fighting·위임장 쟁탈전)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국민연금이 제안한 주주총회 안건을 통과시키거나 문제가 있는 안건을 저지하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국민연금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들과 3~4차례 논의했다. 한 전문위원회 관계자는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수위가) 너무 과도하지 않냐는 우려도 나왔다"고 전했다.

결국 정부 안에 경영권 참여 부분은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기업을 압박하기 위해 '월스트리트 룰'(Wallstreet Rule·투자기업이 기관 투자자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경우 투자를 회수하는 행위)을 적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월 국민연금 기금운용 실무평가위원회에서 한 참석자는 "팔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월스트리트 룰을 지침에 명시하자고 주장했지만 채택되지는 않았다. 복지부 고위관계자는 "월스트리트 룰은 따지고 보면 소극적 투자원칙으로 스튜어드 코드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확대 재편해 신설하는 수탁자책임위원회 역시 사실상 간판만 바꿀 기세다. 연구용역에선 수탁자책임위를 상설화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법 개정 등의 문제가 제기돼 비상설조직으로 출범하게 됐다.

이처럼 일부 후퇴가 있었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변화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단계적으로 이뤄지는데 올해는 의결권 행사 사전공시를 추진한다. 현재는 의결권 행사 내역을 주주총회 후 14일 이내에 공시한다.

그동안 시행하지 않았던 주주대표소송은 시행근거를 마련한다. 합리적 배당정책을 요구하는 기업 숫자를 지금보다 2배 늘어난 매년 8~1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비공개 대화를 하되 대한항공 사례처럼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의 주주권 행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밖에 배당에만 한정했던 중점관리사안을 횡령, 배임 등으로 확대키로 했다. 경영진 일가의 사익 편취도 중점관리사안으로 분류한다.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하는 방안 역시 내년도 추진 사항이다. 2020년에는 중점관리사안을 의결권 행사와 연계키로 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스튜어드십코드 센터장은 "선진국 사례를 봐도 연기금이 기업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건 자연스러운 관행"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다소 늦었지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전병윤 기자 배규민 기자



국민연금 '경영참여' 일단 후퇴…김빠진 증시



[용두사미 스튜어드십코드] ②외압 우려 등 여론 악화로 후퇴 "달라진 게 없다"실망

"정부 입김 아래 있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를 추천하면 민간기업의 공기업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 4월27일 열린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했던 모 연구기관 소속 위원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시스템이 정부와 정치권 외압에 취약한 지배구조라며 스튜어드십 코드의 부작용을 우려한 발언이다.

그는 "국민연금이 100개 이상 상장사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만약 이 지분을 활용해 (기업) 인사에 개입한다면 낙하산 인사로 민간기업이 공기업처럼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격한 주장처럼 들리지만 이 같은 비판이 스튜어드십 코드 초안에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 선임과 해임, 감사 후보 추천, 정관 변경 제안, 주총 소집 요구 등 기업의 '경영참여'로 볼 수 있는 사안이 모두 빠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시장 영향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입장이지만, 당초 시장 기대와 동떨어진 결과물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스튜어드십 코드 안이 예상보다 후퇴하자 일각에선 정부가 국민연금을 활용, 기업 경영권에 간섭하려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기업이 290여개에 달할 정도여서 경영 개선을 요구하거나 이사 선임과 해임 등을 요구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며 "국민연금의 기준은 다른 연기금과 공제회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MT리포트] '스튜어드십 코드' 시동 걸기도 전에 힘빠졌다

당초 기대가 컸던 금융투자업계는 "알려진 초안대로라면 지금과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당초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상장기업의 주주친화적 정책을 이끌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했기 때문이다.

일본 사례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주주환원 경영이 보편화 돼 ROE(자기자본이익률) 10%를 초과하는 기업이 늘었고 배당성향 확대 등으로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스튜어드십코드 센터장은 "정부 안에 경영참여가 빠졌지만 해외에서도 경영권 참여를 보편적인 주주활동 수단으로 활용하지는 않는다"며 "문제가 안 풀리면 경영진에 대한 재선임 건에 반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정부 안도 충분히 의미 있는 주주활동"이라고 밝혔다.

◇부담스러운 여론, 장막에 숨은 공청회= 정부는 이런 명분을 내세워 올해 초 연구용역을 거쳐 이달 말 도입을 목표로 진행했다.

하지만 '연금사회주의'라는 재계의 거센 반발을 우려해 폐쇄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공청회를 앞두고 있지만 주요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공청회를 하려면 적어도 1주일 전에는 초안을 공개하고 토론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여론에 밀려 시간에 쫓기듯 진행하고 있어 공청회에서 생산적인 토론이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다수 운용사들의 참여가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민연금은 직접 운용을 제외한 위탁 운용(투자일임)을 맡긴 운용사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위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부담을 줄이고 민간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등 17개 운용사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200개 가까운 운용사는 준비가 안 된 상태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대로 하려면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을 선별해 개선을 요구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중소형 운용사는 필요한 인력 충원과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MT리포트] '스튜어드십 코드' 시동 걸기도 전에 힘빠졌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스튜어드십 코드는 큰 저택이나 집안일을 맡아 보는 집사(스튜어드·steward)처럼 기관투자자들도 고객 재산을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에서 생겨난 용어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한 기업에 대해 주주로서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도록 만든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2010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됐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관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의 리스크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는 자성에서 얻은 결과물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하고 결과적으로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말 경제정책방향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연기금보험회사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하면서 물꼬를 텄다. 당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처인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행사한 탓에 투자자인 고객 이익 극대화와 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연초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국민연금의 참여가 본격화됐다.

[MT리포트] '스튜어드십 코드' 시동 걸기도 전에 힘빠졌다

전병윤 기자, 세종=정현수 기자



'텅 빈' 기금운용본부, 스튜어드십 코드 누수 우려



[용두사미 스튜어드십 코드]③스튜어드십코드 실무 부서장이 본부장 직무대리까지 겸직

[MT리포트] '스튜어드십 코드' 시동 걸기도 전에 힘빠졌다

"조직 곳곳이 누수예요. 참담할 정도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에서 자조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최고책임자 기금운용본부장(CIO)이 1년째 공석이고, 핵심 보직인 실장급 다수가 빈자리거나 직무대리, 겸직 등 미봉책 인사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달 말부터 도입 예정인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 지침) 실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다.

16일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13일 자로 이수철 기금운용전략실장이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로 선임됐다. 조인식 직무대리(해외증권실장 겸직)가 돌연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조 직무대리는 지난해 7월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이 사직한 이후부터 1년간 조직을 이끌었다.

기금운용본부는 본부장 아래 1센터, 7실, 3개의 해외사무소로 구성된다. 하지만 본부장을 포함해 해외증권실장, 주식운용실장, 해외대체실장, 뉴욕사무소장 등이 공석이다. 빈자리는 다른 실장이 겸직하거나 직무 대리 등 임시방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실장급 인사는 영입에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데다 내부 발탁 역시 기금운용본부장이 1년 간 공석이어서 책임지고 인사를 주도할 사람이 없어 인사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처럼 내부 조직이 흔들리면서 스튜어드십 코드와 같은 중요 정책의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이번에 기금운용본부장 직무 대리를 맡은 이수철 실장은 책임투자팀의 총괄 실장이다. 의결권 결정은 본부 내 투자위원회나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서 진행한다. 나머지 의결권 검토부터 준비, 실행 등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실무 부서는 책임투자팀이다.

조인식 직무대리가 퇴직하면서 스튜어드십 코드의 핵심 총괄 부서장이 기금운용본부장까지 겸직하게 된 셈이다. 기금운용본부를 총괄하는 본부장을 겸임하면 책임투자팀 업무 공백이 불가피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루빨리 기금운용본부장을 선임하고 실장급 공석도 채워야 하는데 낮은 연봉, 지방근무, 정치적 외풍으로 인재 영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직 안정화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 등 정책을 집행하는데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규민 기자




스튜어드십코드 후퇴 논란에도…불안한 재계 "부작용 클 것“



[용두사미 스튜어드십코드]④재계 "국민연금을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게 만들 제도 개선이 우선“

[MT리포트] '스튜어드십 코드' 시동 걸기도 전에 힘빠졌다

이달 말 도입 예정인 스튜어드십 코드가 당초 논의했던 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에도 불구, 재계는 여전히 큰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정권의 입김에서 전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전까지는 제도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재계는 '부적절한 경영간섭' 등을 우려, 그동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재계 관계자는 16일 "그동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해 재계 의견을 수차례 전달했음에도 불구, 이렇다할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을 일컫는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단체의 한 고위관계자는 "투자기업으로부터 적절한 배당금을 받아 수익을 높여야 하는 국민연금의 입장은 이해한다"며 "그러나 무엇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성장을 지속해야 비로소 연금의 수익률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의 지분을 국민연금만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재계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을 위해선 국민연금을 정부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국민연금이 정권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제도(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정권 입맛에 따라 파급되는 영향력이 엄청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국민의 돈을 국가 정책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스튜어드십코드는 제도적으로 국민연금을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든 이후 논의해야 할 과제인데, 지금 상황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팀장은 "당초 방안보다 후퇴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일단 이 제도가 도입되면 그간 우려됐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며 "근본적인 처방 없이 약간 손 보는 정도로는 정부의 입김을 차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기금의 투자일임을 맡은 운용사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과연 각 기업의 경영을 상세히 파악할 정도로 능력이나 전문인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외부 의결권 전문 업체의 결론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임동욱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의 핵심, 수탁자책임위도 힘빠지나



[용두사미 스튜어드십 코드]⑤기존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확대, 개편…비상설 구조로 출범

[MT리포트] '스튜어드십 코드' 시동 걸기도 전에 힘빠졌다


스튜어드십 코드(SC·Stewardship Code)의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자책임위) 신설이다.

정부 안이 관철되면 수탁자책임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로부터 주주권 행사 등 전권을 위임받아 행사하게 된다. 재계의 또 다른 저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쥐는 구조다.

하지만 당초 구상과 달리 수탁자책임위는 비상설 조직으로 출범한다. 정부 입김에서 완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수탁자책임위 역시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1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17일 공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을 공개한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르면 26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을 의결한다.

정부 안에는 수탁자책임위의 신설이 명시돼 있다. 수탁자책임위를 이해하려면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구조부터 파악해야 한다. 현재 국민연금이 조성한 기금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은 기금운용위원회다.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기금운용위원회는 635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계획을 총괄한다. 근로자와 지역가입자, 사용자 대표를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까지 기금운용위원회에 참여한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주요 업무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위탁한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공단의 한 조직이지만, 독립성을 보장받는다. 웬만한 의결권 행사는 기금운용본부의 투자위원회가 맡는다.

그러나 투자위원회가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에 넘긴다. 2006년 출범 당시 전문위원회는 가입자 대표들이 추천한 민간전문가 9명으로 구성됐다.

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지침은 "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의결권은 기금운용본부에 설치된 투자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행사한다"며 "찬성 또는 반대하기 곤란한 안건은 전문위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전문위원회의 역할이 모호했다. 국정농단 문제로 이어졌던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만 하더라도 전문위원회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빠졌다. 당시 투자위원회는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함께 전문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수탁자책임위를 신설한다. 수탁자책임위는 주주권행사 분과와 책임투자 분과 등 2개 분과로 구성되며 총 14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의결권 찬반 결정 외에도 주주권 행사 원칙 확립, 투자대상 기업의 사회적책임 평가 등의 역할을 맡는다. 전문위원회 위원 3명 이상이 요구하는 의결권행사 안건은 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다는 지침도 물려받는다.

그러나 연구용역에서 제안된 수탁자책임위의 상설화는 당분간 보류됐다. 연구용역 보고서는 상임위원의 선임 등 수탁자책임위의 상설화를 명시했다. 상설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재의 전문위원회와 큰 차이가 없다.

전문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수탁자책임위 상설화는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정부 안에 당장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름만 바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역할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정현수
정현수 gustn99@mt.co.kr

베수비오 산기슭에 도시를 건설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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