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 '10년 징역·1억 벌금'… 처벌수위 2배로

보건복지부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불법으로 사무장병원을 개설하고 운영하다 적발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병원을 세울 때 임원 지위를 사고파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되고 이사회 내 특수관계인 비율도 제한된다.

보건복지부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 이른바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사무장병원은 의료인만 병원을 차릴 수 있도록 한 의료법을 어기고 일반인이 세우거나 운영 중인 병원을 말한다.


복지부는 사무장병원을 개설부터 어렵게 고안했다. 의료법인 임원지위를 사고팔지 못하게 의료법을 바꾸고 이사회에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의 비율도 제한한다. 이사 중 한 명 이상은 의료인을 선임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지자체가 지역 실정에 맞는 법인설립허가 기준을 조례로 제정할 수 있도록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와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병원 개설권을 삭제하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현재 병원들을 운영 중인 조합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병원 개설을 시도할 때 해당 병원과 의사 사정을 잘 아는 지역의사회나 병원협회가 사전에 실체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내부고발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사무장에게 면허를 대여한 의사가 자진신고를 하면 면허취소 처분을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도 3년간 한시적으로 감면한다.


형벌 수위는 높인다. 사무장병원이 조사를 거부하면 형사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고 업무정지 처분을 강화한다. 의사가 다른 의사 면허를 대여받아 병원을 차렸을 때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무는 처벌규정이 신설된다. 사무장은 종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규정이 각각 10년 이하, 1억원 이하로 2배 상향된다.

수사결과가 나온 뒤에야 가능하던 요양급여비용 지급보류 시기는 수사개시 시점으로 당겨진다. 환수 결정 이후 독촉절차 없이 체납처분을 실시할 수 있도록 환수처분 실효성도 강화한다.

행정처분 과정에 놓인 사무장병원을 사고 팔 때도 처분 효과가 양수인에게 승계된다. 고의적인 처분 면탈을 불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대상 범죄에 사무장병원을 추가로 넣는 방안도 검토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의료인과 국민들이 사무장병원의 폐해를 잘 알고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의료인들이 사무장병원의 고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진신고 감면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