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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의 차이나는 시각…70대 “마음 비우니” VS 20대 “손 내미니”

[인터뷰] 한국방문위원회 ‘2018 종사자 미소국가대표’ 2인 만나보니…“가식 웃음으로 불편함 없애는 게 관건”

어디로? 여기로!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8.07.18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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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위원회 '2018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 선발된 이준용 문화관광해설사(오른쪽)와 최소라 영업사원. 70대와 20대의 살아온 삶의 방식은 다르지만, 친절을 보는 정의와 의미는 다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친절은 성실과 감동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휘선 기자<br />
한국방문위원회 '2018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 선발된 이준용 문화관광해설사(오른쪽)와 최소라 영업사원. 70대와 20대의 살아온 삶의 방식은 다르지만, 친절을 보는 정의와 의미는 다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친절은 성실과 감동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아직도 파란 눈의 외국인 앞에 선뜻 다가서기 어렵고, 섣부른 도움이 되레 불편함을 초래할까 시선을 피하기 일쑤다. 올림픽 등 국가 공인 행사에 참여할 땐 누구보다 웃음꽃 만발한 표정을 ‘적극적’으로 내보이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친절은 분리된 영혼처럼 다시 ‘냉각’이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고 국내 관광 활성화로 타지 사람들과의 교류와 대면이 불가피한 ‘관광 선진국’ 초입에서 가슴 속 친절 온도와 다른 ‘아쉬운 친절’은 여전하다.

시작하면 가장 따뜻한 친절 국가로 각인될 대한민국 친절의 진정한 해법은 무엇일까. 최근 한국방문위원회 ‘2018 상반기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 뽑힌 두 사람을 만났다.

안동축제관광재단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하는 70대 이준용(69)씨와 전자랜드 용산본점 영업관리 사원인 20대 최소라(25)씨가 그 주인공.

할아버지와 손녀 같은, 세대 차이 ‘확실히’ 나는 이들이 생각하는 친절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성실과 감동이다.

안동축제관광재단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하는 미소국가대표 이준용씨. /사진=김휘선 기자<br />
안동축제관광재단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하는 미소국가대표 이준용씨. /사진=김휘선 기자
해설사가 되기 전 은행에서 일했던 이씨는 거짓 웃음에 익숙했다. “늘 미소를 생활화했죠. 출근하면 친절교육을 받아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중압감도 컸고요. 억지로 입꼬리 올려 만든 가짜 웃음은 일에 대한 재미도 떨어뜨렸어요.”

관광지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해설사 일을 하면서 그의 웃음도 달라졌다. 그는 “전에는 우리 민족과 문화의 우수성을 몰랐는데, 배우고 전파하면서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며 “진정한 웃음은 진실과 (자신에게 받는) 감동이 있어야 나온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했다.

그런 노력에도 관광객 20% 정도는 친절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전국투어하면 호남지역은 여유롭고 친절해요. 강원도나 경상도 가면 정반대예요. 산악지방이다 보니, 먹을 게 풍족한 호남지역과 대비되는 셈이에요. 게다가 유교가 정립된 조선시대부터 우리는 웃음을 잃었어요. 남녀구분하고 형식을 중시하는 태도 때문에 친절이 더 인색해졌죠.”

하지만 이씨는 소수의 무반응에도 ‘마음을 비운다’고 했다. 작은 속상함보다 가끔 찾아오는 큰 기대가 친절을 놓을 수 없게 하기 때문. 한번은 하회마을 투어에 참가한 어머니 한 분이 2주 지나 이웃을 모아 재방문 의사를 밝혔다.

이씨는 “더 들을 이야기는 없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명곡을 어디 한 번만 듣고 안 듣나요?”하면서 “전에 했던 설명 토씨 하나 빼지 말고 그대로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친절은 성실에서 시작되고, 감동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순간이었다.

전자랜드 용산본점 영업관리 사원인 최소라씨. /사진=김휘선 기자<br />
전자랜드 용산본점 영업관리 사원인 최소라씨. /사진=김휘선 기자
지난해 입사해 1년 만에 최우수사원으로 뽑힌 최소라 사원에겐 무슨 사연이 숨겨진 걸까. 그는 “윗사람에게 잘 보여야 할 이유가 있나요?”라는 말로 친절의 진정한 의미를 역설했다. 승진을 위해 보이는 ‘순간의 아첨’보다 고객에게 진정으로 대하는 ‘변함없는 태도’에서 돌아오는 게 많다는 설명이었다.

밥솥을 구입하면 차까지 실어주고, 클레임이 터지면 고객의 접수까지 도맡는 식이다. 핸드폰 개통하러 온 할아버지에겐 정서적 말동무가 되길 주저하지 않는다. 개통이 끝나고 다시 발걸음을 돌리는 할아버지를 몇 번이고 상대하다 보면, 다음 날 삶은 계란 한판 싸서 방문하는 '작은 감동'도 만난다.

“겉으로 친절한 티는 고객이 바로 느끼는 것 같아요. 그냥 말이 툭툭 나가거든요. 제 마음가짐이 고객에게 편하게 다가간다는 걸 전제로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서로 불편한 지점을 없애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마음의 문을 여는 건 쉬운 문제인데, 그걸 푸는 걸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최씨는 먼저 다가가서 낭패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가끔 외국인이 매장을 찾을 때도 그는 ‘호명 1순위’다. 영어 못하는 건 똑같은데도, 그는 구글 번역기 켜고 외국인 눈을 맞추고 미소로 응대한다. 손을 내밀면 상대방은 똑같은 마음으로 응대하고 사소한 오해조차 풀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신입사원 면접 때 보이는 웃음은 가식적이기 쉬워요. 윗사람에게 던지는 가식적인 웃음은 불편함을 줄 뿐이거든요. 그런 불편함을 없애려면 제가 먼저 친근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해요. 사람을 자꾸 만나면 그 사람이 정말 보여요.”

70대 이준용씨는 친절을 "내 마음을 비워 성실하게 대하는 태도"라고 했고, 20대 최소라씨는 "먼저 손 내밀어 정서적 말동무가 되는 친구"라고 정의했다. /사진=김휘선 기자<br />
70대 이준용씨는 친절을 "내 마음을 비워 성실하게 대하는 태도"라고 했고, 20대 최소라씨는 "먼저 손 내밀어 정서적 말동무가 되는 친구"라고 정의했다. /사진=김휘선 기자

미소국가대표 두 사람은 자신의 경험으로 한국이 미소 친절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이씨는 “우리 민족은 늘 부족한 자원에서도 ‘된다’는 가정하에 살아온 흥이 넘치는 사람들”이라며 “평화와 화해 무드를 타고 가장 친절한 국가로 발돋움할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미소국가대표가 된 걸 자랑하고 싶다”며 “활동하는 동안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법을 많이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관광객을 다시 불러 모으는 힘의 본질은 감탄의 자연도, 잘 정비된 시설도 아니다. 콘텐츠 앞에 선 사람의 미소와 친절이 보여주는 살아있는 태도다.

한국방문위원회가 2010년부터 현재 15기까지 지자체와 유관기관, 민간기업의 추천을 통해 선발한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는 총 914명이다. 이들은 전국 곳곳에서 친절캠페인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

김고금평
김고금평 danny@mt.co.kr twitter facebook

사는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대로 사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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