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트럼프 기자회견, 처참하고도 수치스럽다"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 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이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개입한 게 아니라고 했다. 러시아는 개입 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처참하고도 수치스러운 퍼포먼스"라며 그의 발언 중 주목할 만한 최악의 것들을 선정했다.

◇"우리 관계가 지금보다 더 나빴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약 4시간 전부터 바뀌었다."

CNN의 크리스 실리자 기자는 이 발언을 두고 트럼프가 자신의 카리스마와 매력을 과도하게 믿고 있으며 과장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비꼬았다.

실리자 기자는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을 뿐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사이버 범죄도 지속해서 단행하고 있고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으며 영국에서 전직 이중 스파이를 독살하려 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만난 지 단 몇 시간 만에 개선됐다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모두에 책임이 있다. 미국, 우리는 모두 바보 같았다. 우리 모두의 탓이라 생각한다."

어떤 특정한 문제에 대해 러시아에 모든 책임을 묻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이 답했다.

실리자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다. 러시아가 나를 돕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우리 대선에 적극 개입했다는 우리 정보당국과 상원 정보위원회의 결론을 믿는다"고 답했어야 했다고 비판한다.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아마 푸틴 대통령도 그 얘기를 매우 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스캔들을 거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러시아는 (미 대선과) 관련이 없다"는 푸틴의 말을 믿는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나는 푸틴 대통령을 경쟁자라 불렀다. 난 경쟁자란 단어가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푸틴 대통령을 '적대세력(adversary)'이라 불렀다는 한 러시아 기자의 발언을 고쳐주며 이렇게 말했다. 실리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 내내 자신의 푸틴의 '팬' 또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공모 행위는 없었다. 난 (푸틴) 대통령을 알지도 못했고 공모할 사람도 없었다."

실리자 기자는 "트럼프와 푸틴이 함께 음모를 꾸며 트럼프의 당선을 도와야만 '결탁 행위'가 이뤄지는 건 아니다"라며 "두 정상이 모르는 사이라 해도 트럼프 캠프의 관계자와 러시아 정부 측 인사가 결탁했을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