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라인' 꿈꾸는 이재웅…"모빌리티 혁신 시동"

17일 이재웅 쏘카 대표(50)가 서울 성수동 쏘카 라운지에서 진행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경영 복귀 이유와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쏘카

"모빌리티 기술과 데이터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실현하자는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하려고 합니다."

17일 오전 서울 성수동 쏘카 라운지. 11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 기자들 앞에 선 이재웅 쏘카 대표의 눈에는 특유의 날카로움과 무게가 여전했다. 최근 진행된 VCNC M&A(기업인수합병)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자리에서 그는 네이버의 '첫 눈' 인수 사례를 언급하며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한 혁신과 글로벌 진출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네이버가 2006년 '첫눈'이라는 검색엔진 스타트업을 인수했는데 당시 멤버들이 지금의 라인 멤버"라며 "네이버와 첫눈의 사례처럼 쏘카와 VCNC가 서로의 기술을 통해 국내를 비롯해 모빌리티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쏘카는 스타트업 VCNC 인수 계획을 밝혔다. VCNC는 폐쇄형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비트윈' 운영사. 비트윈은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26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커플 전용 앱(애플리케이션)이다. 다운로드 절반은 일본,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해외에서 발생한다. 국내 스타트업 중 자력으로 자체 사업을 국내외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는 VCNC팀의 데이터 처리 능력과 사업 진행력을 눈여겨보고 이번 인수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비트윈 운영으로 쌓인 데이터 처리 기술 역량을 쏘카에 활용할 경우 사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쏘카는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차량을 대여할 수 있는 '쏘카존'을 어디에 설치하고 어떤 차량을 얼마나 배치해야 좋을지 등 데이터 처리를 통한 효율성 확대가 중요하다.

이 대표는 "기존 서비스를 최적화하고 효율화하는 목적도 있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동의 모든 것을 하는 모빌리티 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이유가 크다"며 "VCNC를 시작으로 협력과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의 목표를 단순히 '카셰어링'에만 두지 않았겠다는 것. '공유경제'와 '모빌리티'라는 2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다양한 영역에 도전할 예정이다.


무대 역시 한국에만 한정 짓지 않았다. 일단은 국내 시장에서의 활동에 더 집중해야겠지만 향후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에도 여지를 남겼다.

이 대표는 "쏘카는 3~4년 전만 해도 개념 조차 없던 한국에서 자동차를 바라보고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습관을 바꿔냈는데 소유하지 않고 소비하는 시대가 온다면 우리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도 등 동남아는 실제로 차량을 소유하는 비율이 낮은데 이런 곳에서 역시 쏘카의 모델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업계 전면에 다시 나온 만큼 업계 발전에 대한 목소리도 더욱 적극적으로 낼 예정이다. 그는 "복귀를 결심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스타트업 하는 후배들이 시장에서 정부나 업계와 부딪히는 걸 보면서 소통이나 문제해결에 머리를 맞댈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며 "혁신이 이뤄질 수 있는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데 일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