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말 바꾼 트럼프 "단어를 잘못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 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마치고 떠나고 있다.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이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개입한 게 아니라고 했다. 러시아는 개입 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부정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나 "러시아의 행동이 선거 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러시아가 2016년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보기관의 결론을 받아들인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다소 잘못 말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개입을) '저질렀다(it would)'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는 게 아니라 러시아가 '저지르지 않았다(it wouldn't)'는 어떤 이유로 찾을 수 없었다는 얘기였다"며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말이 나갔다고 해명했다.

트럼프의 변명에도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발언 정정이) 24시간이나 늦었고 장소도 잘못됐다"고 일갈했다.


앞서 슈머 대표가 요구한 대로 미 의회는 백악관을 상대로 관련 청문회를 열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내주 의회에서 러시아 문제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오늘 (대선 개입 의혹을) 매우 강력히 부인했다"며 "나는 러시아가 왜 2016년 대선에 개입해야 했는지 어떤 이유도 모르겠다"고 했다. 미국 정보기관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를 공개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 논란은) 미·러 양국에 모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 조사는 우리나라에 재앙이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여야를 불문하고 거센 비난을 초래했다.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행동 중 하나를 했다"고 지적했고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러시아가 그(트럼프)에 대해 개인적으로 뭔가 갖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면서 이른바 '트럼프 X파일' 의혹을 또다시 제기했다.

'트럼프 X파일'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2013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당시 매춘부와 성관계를 한 영상을 일컫는 것으로 대선 국면에서 러시아 정보당국이 이를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푸틴 대통령은 "그때 트럼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