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들 "무역전쟁, 유럽위기 후 최악의 잠재위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전세계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기업 실적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2년 반 내 가장 많아졌다.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으로는 '무역전쟁'을 꼽는 이들이 압도적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월례 펀드매니저 조사에서 전세계 기업들의 수익이 '향후 1년간 유사하거나 더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좋아질 것'이란 응답보다 9% 더 많았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2월 후 가장 비관적인 전망으로, 지난 1월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53%나 더 우세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다.

무역전쟁을 ‘가장 큰 꼬리위험’으로 지목한 응답자는 60%에 달했다. 꼬리위험은 발생 가능성이 적지만 한번 발생하면 매우 큰 충격을 미치는 불안요인을 말한다.

지금까지의 BofA 조사 중 ‘꼬리위험’을 묻는 질문에 단일한 답 비중으로 2012년 유럽 부채 위기 이후 가장 많다.

투자대상 별로 살펴보면, 펀드매니저들은 미국과 영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이머징 주식은 상당한 수준으로 투자 비중을 축소했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주식 투자 비중은 2016년 11월 이후 저점으로 떨어졌다.

마이클 하트넷 BofA 투자전략 책임자는 "이번달 투심은 비관적"이라며 "발생할 수 있는 무역전쟁에 대한 위험을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주식에 대한 자산배분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경제성장과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도 꺾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주 선호'는 이어졌다. 펀드매니저들은 6개월 연속 ‘FAANG+BAT(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매수’를 가장 선호하는 거래로 꼽았다.

기술주 투자 다음으로 선호한 거래는 신흥국 주식 매도며, 그 다음은 원유 매수였다. 반면 은행주 투자는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6630억의 자산을 운용하는 231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펀드매니저들 "무역전쟁, 유럽위기 후 최악의 잠재위험"

BofA 펀드매니저 조사, 기업실적 전망도 2년반 내 가장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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