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세 개편 공평과세 목적, 수입맥주 세금 올라가"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현행 맥주 과세체계를 종량세로 개편하면 수입맥주의 세금은 평균적으로 올라가는 반면 국산맥주는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량세로 전환시 과세 기준은 연간 주세 세수를 유지하는 리터당 800원대 초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18일 "맥주 과세체계 개편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종량세 전환시 그동안 불평등한 맥주의 과세구조가 바로잡히게 될 것"이라며 종량세로의 개편 효과를 설명했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10일 맥주 과세체계 개선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연구원은 맥주에 붙는 주세를 현행 출고가(수입은 신고가) 기준으로 산정하는 '종가세'에서 알코올 도수나 양에따라 동일하게 매기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세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도 세법개정안에 맥주의 종량세 전환 방안을 포함시키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국세청은 종량세 개편은 공정한 맥주시장 경쟁체제 구축과 역차별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종가세 체제에서는 일부 수입맥주가 정상가보다 수입신고가를 낮춰 주세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경우가 많아서다. 반면 국산맥주의 경우 출고가에 생산원가와 판매관리비, 이윤 등이 투명하게 반영돼 매출대비 주세 부담이 수입맥주보다 크다.

국세청은 "수입맥주의 신고가와 관세는 개별 납세정보인 만큼 함부로 조사할 수 없다"면서도 "개별 맥주 회사들에 협조를 구해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국산맥주가 수입맥주보다 세부담이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종량세로 전환시 수입맥주의 경우 브랜드, 용기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세부담이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산맥주의 경우 대체로 전체 세부담이 소폭 줄며 가장 비중이 큰 캔맥주의 경우 확실히 주세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세부담 증감액은 종량세 전환여부 및 과세기준액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같은 설명은 국내 맥주 업계의 분석과도 대체로 일치한다. 종량세가 리터당 800원~900원 사이에서 정해지면, 국산맥주 가장 비중이 큰 캔 맥주는 1150원 안팎의 주세를 내는 만큼 200~300원가량 세금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수입맥주의 경우 평균 700원대의 주세를 내고 있어 세부담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 "수입맥주중에서도 브랜드에 따라 세부담이 늘거나 줄어드는 제품이 있는데 이는 신고가 차이에 따른 것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면서 "종량세는 수입맥주를 규제하려는 게 아니라 가격을 낮춰신고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불공정 사례를 막기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종량세 과세기준액은 리터당 800원대 초반이 유력해 보인다. 기재부는 종량세로 개편하더라도 출고량 대비 세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과거 담배세제 개편시처럼 세제개편이 세수증대 목적으로 비춰지면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국세청 관계자는 "정부로서는 맥주시장이 크게 늘어나면 몰라도 세수증대를 위해 세제를 개편한다는 비판이 부담스럽다"면서 "정부차원에서 적절한 과세기준액을 고민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