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방송시장 지각변동…넷플릭스·아마존이 유료방송 넘었다

머니투데이

이윤정 인턴기자

/AFPBBNews=뉴스1

영국 방송시장의 판이 뒤집어졌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가 위성이나 케이블 같은 전통적인 TV방송 구독자를 사상 처음으로 앞지른 것.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콘텐츠 소비가 대세로 굳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방송통합규제기구 오프콤(Ofcom)은 넷플릭스, 아마존, 나우TV 등 영국 3대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가 지난 3월 말 기준 1540만명 달해, 1510만명에 그친 유료방송 구독자 수를 사상 처음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오프콤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전체적으로 TV 시청 시간이 줄고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는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영국인의 하루 평균 TV 시청시간은 3시간 22분으로 2012년보다 15.7% 줄었다. 5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젊은 세대가 이끌고 있다. 16~34세 집단의 일평균 TV 시청시간은 전체 평균의 54%에 불과한 2시간 11분이며, 이들은 주로 독자 콘텐츠를 보기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상은 유료방송 시장 축소로 이어졌다. 유료방송시장의 2017년 구독료 수익은 전년대비 2.7% 하락한 64억파운드(약 9조4800억원), 광고 수익은 전년대비 7% 하락한 39억파운드를 기록해 5년간 이어오던 상승세가 꺾였다. BBC, ITV 등 공영방송사의 신규 프로그램 투자액도 역대 최저인 25억파운드를 기록했다.

다만 유료방송의 2017년 구독료 수익은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8억9500만파운드 더 많았다. 절대적인 시장 규모는 여전히 유료방송이 더 큰 것이다. 샤론 화이트 오프콤 의장은 "우리가 어떤 방송을, 어떤 방법으로 시청하는지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이는 영국 방송시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