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한국경제…정부 "소득성장 속도감 있게 추진"

정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앞서 한국은행이 먼저 올해 전망치를 동일하게 0.1%포인트 하향 조정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3.1% 성장해 3년 만에 3%대 성장률을 회복했지만, 상반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선 지난 1분기 성장률(전년동기비)은 2.8%에 머물렀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정체 상태(0% 증가)이며, 1∼5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외형상 증가하고 있지만 내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분야는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숙박음식업 생산이 2.7% 감소하고 국산차 판매가 1.0% 줄어들었다.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 갈등이 심해지고 유가가 상승하는 것은 수출과 내수를 더욱 어둡게 한다.

정부 내부에서는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1분기 실적치와 같은 2.8%까지 낮추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0.1%포인트만 낮춘 것은 경기 방어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성장의 결과나 다름 없는 고용 전망은 더욱 어둡다. 정부가 6개월 만에 이렇게 급격하게 고용전망을 하향조정한 것도 이례적이다. 따라서 지난해 12월 정부가 올해 전망을 내놓을 때 너무 낙관했거나 혹은 정책실패가 현실화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도 3조8000억원 규모의 청년일자리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해 집행했지만 고용 둔화를 막지는 못했다. 정부는 취임 초부터 청와대에 상황판까지 만들며 일자리 확보에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정책 실패는 인정하지는 않았다. 인구 감소가 본격화하고 주력산업 구조조정 등이 이뤄진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력산업 구조조정, 서비스업 부진 심화 등으로 상반기 고용이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당초 전망보다 취업자 증가폭을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날 경기 활성화 방안으로 “소득과 고용, 삶의 질에 걸쳐 ‘성장의 포용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인식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과 올해 대외여건은 좋았는데, 결국 국내 여건, 즉 정부 정책 때문에 이렇게(성장률 하락과 취업자 증가폭 둔화)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좋은 일자리 만들려면 새 산업과 기업이 생겨나고 커 나가야 한다”며 “규제개혁이 여러 기득권 때문에 어려운 부분 있는데 이를 개혁하는 게 더 중장기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