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기기 '하나'면 맘 든든"…전국 어린이집 100곳 건립

하나금융 어린이집 / 사진제공=하나금융

#경기도 성남에 사는 김선아씨(35·가명)는 넉달 전 딸아이를 낳은 뒤 육아와 복직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복직 준비를 하며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아이의 어린이집을 구하는 일이다.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 사이트에서 좋다는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자 수를 보니 대기자가 수백명인 어린이집은 흔하고 1000명을 넘는 곳도 있었다. 순서가 돌아오면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대기 신청을 했다. 주변에서 왜 임신하자마자 어린이집부터 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는지 뒤늦게 이해가 갔다.

‘워킹맘’에게 국공립어린이집은 꿈 같은 곳이다.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지만 숫자가 적다 보니 입소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40%’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매년 450개씩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리고 있는 이유다. 하나금융그룹도 정부의 국공립어린이집 확대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2020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90개를 포함해 100개의 어린이집을 전국에 짓는다.


◇하나금융, 어린이집 건립에 속도=하나금융은 지난 4월 2020년까지 향후 3년간 국공립어린이집 90개와 직장어린이집 10개 등 총 100개의 어린이집 건립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뒤 속도를 내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직접 지시해 특별팀까지 만들었다. 하나금융은 그룹홍보총괄 아래에 ‘보육사업지원팀’을 별도로 꾸렸다. 팀장은 최근까지 KEB하나은행에서 지점장을 맡았던 이조영 부장이 맡고 각 부서에서 일 잘하는 ‘에이스’로 구성헤했다. ‘팀’조직이지만 ‘부’처럼 독립돼 있다.

하나금융의 어린이집 건립은 국공립어린이집과 직장어린이집으로 나뉜다. 국공립어린이집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스타트는 세종특별자치시가 끊었다. 지난 5월초 하나금융은 세종시와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금융은 세종시 내 국공립어린이집 3곳 이상을 건립하기로 했다.


지난 12일에는 거제시와 아주동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신축 기공식을 갖고 첫 삽을 떴다. 이번에 신축하는 아주동 국공립어린이집은 지상 2층, 연면적 964㎡(290평)으로 내년 3월 문을 열 예정이며 약 130여명의 어린이들을 수용하게 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두번째줄 왼쪽)과 변광용 거제시장(두번째줄 오른쪽)이 7월12일 거제시 아주동 국공립러인이집 기공식에서 어린이들과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하나금융

거제시는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을 반겼다. 기공식이 태풍 ‘쁘라삐룬’의 북상으로 취임식을 취소한 변광용 거제시장의 첫 공식행사였을 정도다. 변 시장은 “하나금융의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지원은 조선 산업 경기 악화로 일시적인 경기 침체에 직면해 있는 거제시를 비롯한 지역 사회에 활력을 주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번 하나금융과의 협력이 거제시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안심 보육 환경 조성 및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민관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직장어린이집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5 월25일 1호 직장어린이집 건립을 위해 ‘명동하나금융어린이집’ 착공식을 열었다. 지난 16일에는 인천 청라에 있는 하나금융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근로복지공단과 ‘상생형공동직장어린이집’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상생형공동직장어린이집은 하나금융이 대표사업자로 건립과 운영을 책임지며 그룹의 임직원 자녀는 물론 인근의 중소기업체 직원 자녀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의 직장어린이집이다.

하나금융은 상생형공동직장어린이집과 함께 하나금융이 건립해 기부채납하는 ‘거점형공동직장어린이집’ 등 다양한 형태의 공동직장어린이집을 건립할 예정이다.

3년간 100개의 어린이집 건립은 쉽지 않은 과제다. 1년에 30곳 이상에 어린이집을 만들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외부 도움을 받기로 했다. 우선 지난달 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보건복지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특히 복지부는 하나금융의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에 필요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대상지역 선정 등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번 업무협약이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하고 싶어도 재정 형편 때문에 주저하는 지자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보육·양육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16일 사회공헌 자문기구인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하고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등 사회 원로 및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그동안 외부 활동을 자제했던 박 전 총재는 하나금융이 보육지원사업을 비롯해 사회공헌사업에 앞장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사회공헌위원장직을 흔쾌히 승낙했다.

박 총재는 “‘인간존중’, ‘휴매니티’를 철학으로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을 실천하는 하나금융의 기업문화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하나금융의 철학과 목표를 근간으로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쳐나가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왜 국공립 어린이집인가=하나금융이 포용적 금융에 부응하기 위해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을 택한 건 부모들이 국공립어린이집을 원하지만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집 중 국공립 어린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개소 기준 7.8%, 아동정원 기준 11.9%에 불과하다.

특히 대부분의 국공립어린이집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난 5년간 만들어진 국공립어린집의 70%도 수도권에 있다. 지방에는 국공립어린이집이 1~2곳에 불과한 곳이 많고 전북 임실군에는 국공립어린이집이 한 곳도 없다. 하나금융이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장소로 세종시, 거제시 등 지방을 택한 이유다.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은 조부모의 삶의 질 개선에도 기여한다. 20~30대 부부 절반 가량이 아이를 키우는데 부모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육아를 돕는 조부모의 73.8%가 ‘육아를 그만두고 싶다’고 답할 정도로 육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공립어린이집 1곳이 늘어나면 보육장, 교육교사, 보육교직원 등 최소 22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직장어린이집은 최소 11명이 필요하다. 또 사회복지서비스의 고용유발계수는 10억원당 36.9명이다. 하나금융은 어린이집 100곳 건립으로 2100명 이상의 직접 고용을 비롯해 5500여명의 직간접적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뒷줄 왼쪽에서 3번째)이 5월25일 명동사옥에서 열린 '명동하나금융어린이집' 착공식에서 계열사 대표들과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하나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