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코아, 결국 실적전망 하향…'트럼프 관세 역풍'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쿠야호가 헤이츠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받으려는 국가들은 나와 직접 협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2013년 2월 15일, 오하이오주 쿠야호가 헤이츠에 있는 아르셀로 미탈 스틸 공장의 모습. 2018.03.15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미국 최대 알루미늄 제조 업체 알코아가 18일(현지시간) 연간 영업이익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자국 알루미늄 업계를 살리겠다고 수입산 알루미늄에 관세를 물린 게 현재로선 '득보다 실'로 드러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알코아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30억~32억달러(약 3조4000억~3조6000억원)로 제시했다. 올 초 전망치 35억~37억 달러에 비해 하향조정했다.

알코아는 관세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전망을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 정부가 수입산 알루미늄에 부과한 관세가 지난 분기 1500만달러의 타격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관세가 유지되면 앞으로도 매월 1200만~1400만달러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지난 5월 말 트럼프 정부는 수입산 알루미늄과 철강에 각각 10%, 25%의 추가 관세 부과를 공표했고 캐나다·멕시코·유럽연합(EU) 등의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세가 발효됐다.

이 관세는 알코아에게 '양날의 검'으로 여겨졌는데 결국 현재까진 부정적 영향이 긍정적 요인보다 큰 걸로 판명된 셈이다. 이날 발표된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6% 늘어난 36억달러로 시장전망(34억6000만달러)을 상회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5% 급락했다.

알코아는 알루미늄 제련 뿐 아니라 알루미늄으로 항공기·건설 제품 등도 만든다. 이 때문에 알코아 입장에서 관세 부과는 미국 내 알루미늄 가격을 끌어 올리는 측면에서 매출에는 '득'이지만, 수입 알루미늄 가격을 끌어 올려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실'도 동반한다.

특히 알코아는 캐나다에서 3곳의 제련소를 운영 중인데 이 곳에서 들여오는 알루미늄도 관세를 물어야 하는 게 결정적이었다. 지난 분기 타격도 캐나다 제련소에서 수입하는 알루미늄에 부과된 관세의 영향이 대부분이라고 알코아 측은 밝혔다.

로이 하비 알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내에서 (알루미늄) 생산이 최대로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여전히 캐나다에서 60%의 1차 알루미늄을 수입해야 할 것"이라며 "관세로는 미국 알루미늄 업계가 처한 난관을 풀지 못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