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 前보좌관 한씨 소환…정치인 소환 '초읽기'

댓글 조작 의혹으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씨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 보좌관 한모씨가 30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한 씨는 '드루킹'이 이끄는 경제공진화모임 회원 김 모 씨에게서 500만 원을 받았다가 드루킹이 구속된 다음날 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2018.4.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김경수 경남지사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한모씨가 소환되면서다. 김 지사가 한씨의 금품수수 사실을 알았는지, 댓글 조작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본인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해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19일 오후 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한씨를 상대로 김 지사가 댓글 조작에 관여했는지, 인사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인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전날 특검팀은 한씨의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하며 한씨를 상대로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한씨는 드루킹 김모씨를 중심으로 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멤버들로부터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과 관련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지난해 9월 500만원을 받았다가 김씨 등 경공모 관계자들이 구속되자 지난 3월 다시 돌려줬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한씨가 2017년초 경공모 근거지인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해 댓글 자동 조작 시스템인 '킹크랩'을 시연하는 모습을 봤다는 경공모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5월 한 언론사에 보낸 '옥중편지'에서 김 지사가 2016년 9월 느릅나무 출판사에 찾아와 그 앞에서 킹크랩 프로그램을 시연했다고 주장했다. 드루킹은 김 지사가 사실상 킹크랩 사용을 승인했고 이후 상황도 보고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 대한 소환조사 역시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드루킹 측이 노 원내대표에게 돈을 건넸다는 경공모 관계자들의 진술과 자금거래 흔적 등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법원에선 필명 '아보카' 도모 변호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신문)가 이뤄진다. 특검팀은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과 증거위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도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도 변호사는 드루킹 김씨가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관'으로 추천했던 인물이다.

특검 관계자는 "경공모 관계자들의 진술과 경공모 자금 흐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금 일부가 특정 정치인에게 전달된 혐의가 포착됐다"며 "도 변호사와 드루킹이 같이 공모해 (돈을 전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도 변호사가 2016년 경공모 차원에서 약 5000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노 원내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 측은 도 변호사가 경기고 동창인 노 원내대표와 경공모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며 2000만원은 노 원내대표가 경공모 근거지인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자리에서, 나머지 3000만원은 노 원내대표 부인의 운전기사를 통해 전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도 변호사는 후원금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며 수사가 시작되자 이중 약 4000만원을 되돌려 받은 것처럼 증거를 위조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 수사팀은 최근 4000만원 상당의 5만원권 돈다발 사진을 확보했는데, 이 돈의 띠지가 당초 5000만원이 지출됐을 당시의 돈과는 전혀 다르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