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무역협상 앞둔 트럼프, 또 車 관세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매우 잘하고 있다. 나만큼 러시아에 대해 터프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가 미국을 여전히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No”라고 답변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무역 문제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융커 위원장이 무역장벽을 낮추는 커다란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자동차 관세 등 '엄청난 응징(tremendous retribution)'을 마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역 공격을 위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으나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응징 수단으로 "자동차는 큰 것"이라며 수입차 관세를 거론했다. 그는 지난달 올린 트위터에서 "EU가 오랫동안 미국과 미국의 위대한 기업·노동자에 관세와 무역장벽을 세워왔다"면서 "이런 것들이 빨리 없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유럽산 자동차에 2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미국은 지난해 430억달러어치의 유럽산 자동차를 수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유럽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과 EU 사이의 무역 갈등은 '전쟁' 수준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 EU는 이미 철강과 알루미늄을 둘러싸고 관세를 주고받았지만, 규모가 70억달러에 불과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융커 위원장의 회담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융커)가 매우 중요한 자유무역 제안을 가져올 예정이라고 들었다"며 "우리는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융커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국과 자동차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3일 EU가 미국, 한국,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수출국을 포함하는 자동차 분야 무역협정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협정을 체결한 나라끼리 자동차 관세를 낮춰 공정하게 경쟁하자는 의미다. 현재 EU는 미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미국은 EU산 자동차에 이보다 낮은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불공정한 무역이라고 비난해왔다.

EU와의 무역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재차 들먹인 가운데 미국 자동차 업계는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 판매회사 등은 트럼프 대통령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가격 상승과 일자리 손실이라는 '도미노 효과'를 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수입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미국 상무부는 오는 19일 이와 관련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2개 자동차 제조업체 모임인 미 자동차제조업연맹(AAM)은 이번 공청회에서 발표할 자료를 통해 "수입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되면 수입차 평균 판매가격이 대당 5800달러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