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급락' 쇼크…원/달러 환율 3일째 연중 최고 기록

20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림룸 전광판에 코스피(왼쪽부터)가 전 거래일보다 6.90포인트(0.30%) 오른 2289.19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3일 연속 연중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계속되는 위안화 급락세가 원화 가치의 속절없는 하락세를 견인하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오른(원화 약세) 1133.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전날(19일) 세운 종가 기준 연중 최고 기록(1133.2원)을 경신한 것으로 지난해 10월11일(1135.2원)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2원 높은 1134.4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조용한 움직임을 보이다 오전 10시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상승에 나섰다. 오전 10시40분쯤엔 1138.9원까지 오르며 1140원선을 넘봤다. 장중 고점 1138.9원은 지난해 10월10일(장중 고점 1143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원/달러 환율은 낙폭을 일부 되돌리며 1135~1137원 사이에서 움직였고 추가로 하락한 뒤 강보합 마감했다. 장 마감 1시간을 남기고는 오름세를 모두 반납, 1130.9원 수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결정한 것은 위안화였다. 계속되는 미·중 무역분쟁 긴장감에 간밤 위안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역외 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한때 6.80위안 위로 급등(위안화 약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위안화 약세에 대한 견제 발언을 내놓으면서 상승폭을 일부 되돌리긴 했지만, 6.78위안 수준은 유지됐다. 원/달러 환율도 이를 반영해 소폭 상승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중국 통화가치가 바위가 굴러떨어지듯 하락하고 있다"며 강(强) 달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후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를 이끈 건 한국시간으로 오전 10시15분쯤 나온 중국 외환당국의 반응이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6.7671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날 고시 환율과 비교해 위안화 가치를 0.90% 절하한 것이다. 이로써 위안화 가치는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낙폭도 2016년 6월(0.91% 절하) 이후 가장 컸다.

시장에선 '위안화 약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에 중국이 보란듯 위안화 절하로 정면대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위안화 절하 고시 직후 역외(CNH) 위안화 환율은 6.83위안선 위까지 튀었다. 그러자 원/달러 환율도 즉각 반응했다. 1138.9원까지 급상승하며 1140원대 진입을 눈 앞에 뒀다. 위안화는 주요국 통화 중 원화와의 동조성이 가장 높다.

다만 오후 들어 위안화 환율이 6.79위안대로 오름폭을 일부 반납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도 제한됐다.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 초반 범위에서 등락하다 거래를 마쳤다. 연일 계속되는 상승세에 차익실현 매물도 나오면서 거래 종료 직전엔 전일 종가대비 하락으로 반전하기도 했다.

한편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51원 오른 100엔당 1008.72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