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대정책 추진, 韓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예의주시해야"

중국이 지난해 말 내놓은 '3대 정책과제'가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3대 정책이 한국과 글로벌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비용편익 측면에서 점검하고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22일 '해외경제포커스-중국경제의 3대 주요 정책과제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질적 성장을 위한 3대 정책과제로 금융리스크 예방, 빈곤 퇴치, 환경보호 제시했다"며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중국경제 성장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이들 3대 과제의 해결을 위한 제반 정책기조는 기본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3대 정책과제의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집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파급효과를 전망해 봐야 한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먼저 한은은 금융리스크 예방을 위한 기업부채 축소 등 디레버리징 정책은 단기적으로 중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장기적 경제안정을 위해 감내해야할 과정이라는 평가다. 금융리스크 예방은 지방정부와 기업(특히 국유기업)의 레버리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시스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정책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Fitch)에 따르면 중국의 디레버리징 정책으로 기업에 대한 신용공급이 과다하게 위축될 경우 향후 5년간 중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4%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디레버리징으로 인한 기업투자 감소시(매년 추가 5%p 감소) 원유, 금속 등 원자재 수요도 감소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주변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강화된 금융규제로 최근 회사채 부도가 증가하면서 중국 회사채에 투자한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타국의 관련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국유기업·지방정부에 대한 강화된 규제 등으로 중국 기업들의 부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한은은 "강도 높은 디레버리징은 단기적 고통(pain)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경제에 이익(gain)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환경보호에 따른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 정책은 단기적으로 경제성장의 둔화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산업구조조정 촉진과 질적 성장의 기반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한은은 "금융, 부동산, 환경 등에 대한 당국의 전방위적 규제조치 중 환경규제가 중국 경기하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등 제반 환경정책은 글로벌 이슈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중국이 환경보호를 위해 종이와 플라스틱 등 24종의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자 미국, 유럽의 폐기물 처리에 애로를 겪고 있다. 2016년 미국 전체 폐기물 주요 수출국은 중국(전체 폐기물의 78%), 인도(8%), 한국(5%), 인도네시아(2%) 등이다. 우리나라도 올해 1~5월중 폐플라스틱(중국이 수입을 금지한 항목)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54% 감소했다.

중국이 올해 말과 2019년부터 각각 16종(총 32종)의 고체폐기물을 추가 수입금지 대상에 포함하면서 각국 우려가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빈곤 퇴치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란 평가다. 한은은 "빈곤퇴치 정책이 중산층을 확대시켜 소비 중심으로의 성장구조 전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곤 퇴치 정책에 따른 빈곤계층 중산층 전환으로 중국 중산층의 소비규모는 2030년 14조3000만달러, 글로벌 비중은 22%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중국의 저소득층(연간 가처분소득 2100달러 미만)은 2015년 전체 인구의 36.9%에서 2030년 11%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7년 전체 인구대비 32%인 중국 중산층 비율은 2025년에는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앞으로 중국의 3대 정책과제 해결과정에서 파생될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핵심문제라고 봤다. 한은은 "중국 국내적으로는 3대 정책과제 해결 과정 중 발생 가능한 단기적 경기 둔화를 완화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비용편익 측면에서 점검하고 대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중국경제에 대한 집중도 완화, 새롭게 창출되는 중산층 소비시장의 적극적 공략, 친환경 사업체의 진출 및 합작투자 등의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