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0% 카드 수수료 검토한 바 없다"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금융당국이 소액이라도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의무수납제를 포함한 신용카드 관련 제도 전반을 전면 재검토해 내년초 종합개편 방안을 발표한다. 가맹점과 카드사가 주로 부담하는 카드 결제에 따른 비용을 정부, 소비자가 함께 분담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말 구성한 '카드 수수료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하며 첫 단계로 오는 27일 금융연구원 주최로 신용카드 의무수납제에 대한 공청회을 개최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는 의무수납제 등 제도적 부분이 본질적인 이슈"라며 "관련 전문가와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듣고 세부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TF를 통해 카드 수수료 부담을 정부와 소비자가 분담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전남 목포시에서 가진 금융현장간담회 자리에서 "신용카드 결제로 사용자가 가장 큰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정부도 세수 확대 등 편익을 받았다"며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더라도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분담안으로는 가맹점에 돌려주는 매출세액공제 확대 등을 통한 정부 지원 등이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매출세액공제 확대를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실제 추진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수수료 부담을 분담하자는 원칙만 설정한 정도"라며 "세부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체적인 카드 수수료율 인하 수준도 현재 진행 중인 카드사의 적격비용 산정 작업이 완료돼야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및 여신금융협회는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마련된 3년 주기의 재산정 원칙에 따라 올해 1분기부터 원가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0.8%, 3억원에서 5억원 이하인 중소가맹점은 1.3%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수수료를 0%초반이나 0%로 인하한다는 방안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며 "카드 수수료율은 인하 목표치를 정해놓고 맞추겠다는 식으로 진행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가분석을 통해 수수료 인하 여지를 정확히 살펴보는게 우선"이라며 "올해 11월은 지나야 전체적인 틀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