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과 어깨 견주는 우리은행…지주사 전환 '호재'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우리은행이 올 상반기에 1조30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증권가 전망치(1조1000억원대)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인 것은 물론 지주사 체제인 하나금융그룹의 순이익(1조3038억) 규모와 맞먹는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1조3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9%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11년 만에 최대치다.

　호실적의 핵심배경은 ‘클린화’였다. 금호타이어와 STX엔진 등 구조조정기업 매각 등 정상화 과정을 거치며 과거 쌓은 충당금 약 3000억원이 환입돼 대손비용률이 0.00%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결과다.

　건전성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NPL(고정이하여신) 비율은 동종업계 최저수준인 0.51%로 전분기 대비 0.24%포인트 하락했고 연체율은 0.33%로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 개선됐다. 커버리지비율은 지난 분기 99.9%에서 122.3%로 높아져 손실흡수능력이 강화됐다.

　우리은행은 충당금 환입뿐만 아니라 기초체력도 강해졌다고 자평한다. 유가증권과 대출채권평가·매매부문에서 손실이 나며 수수료를 포함한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1%(1746억원) 감소한 5815억원에 그쳤지만 이자이익은 2조7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2142억원) 늘어 비이자이익 부진을 상쇄했다. 이자이익 증가는 NIM(순이자마진)이 2%로 전년 동기 대비 0.07%포인트 확대된 영향이 컸다.

　글로벌과 자산관리부문의 성장도 순익증대에 기여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부문과 자산관리부문의 수익이 지속 성장하며 기여도가 점차 확대돼 전체 경상이익의 43%를 기록했다”며 “국내 예대마진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실적에 고무적인 표정이다. 충당금 환입 효과를 제외해도 반기 만에 1조원 넘는 순이익 규모를 과시하며 안정적 수익창출능력을 증명한 만큼 앞으로 금융그룹 체제로 전환하면 KB·신한·하나·NH농협 등 주요 금융그룹들과 얼마든지 어깨를 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호실적은 손태승 은행장 취임 후 추진한 글로벌부문과 자산관리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과 철저한 위험관리 2가지 목표를 동시에 성공적으로 달성한 결과”라며 “지주사 전환 이후에는 수익기반 다변화 등을 통해 성장기반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