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경제·풀뿌리…8人8色 민주당 당대표 레이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도전자들의 확정됐다. 당대표는 출범 2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견인해야 한다. 1년 10개월 가량 남은 다음 국회의원 선거 승리라는 중책까지 맡는다.


도전하는 후보는 총 8명이다. 모두 현역 의원이다. 초선부터 7선까지 다양하다. '당 혁신과 문 정부 성공'이라는 목표에는 뜻을 모으지만 방식은 제각각이다. 거쳐온 길이 다른 만큼, 내놓는 약속도 제각각이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선출직 당직자, 당 소속의 광역기초단체장 등이 참석하는 중앙위원회를 열어 예비경선(컷오프)을 진행한다. 여기서 3명의 후보가 추려진다.


#'풀뿌리' 김두관(초선·경기 김포갑). 김 의원은 재선 군수, 참여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도지사 등을 거친 '풀뿌리 정치' 전문가다. 그는 당 권력의 지역 분산을 내세운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지역에서 정당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일인지 알고 있다"며 "무한책임, 지역분권, 당원주권으로 끊임없이 민주당을 혁신하고, 더 강한 더불어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경제통' 김진표(4선·수원 영통). 참여정부에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김진표 의원은 '경제 당대표'를 내세운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드는 문 정부의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서라도, 본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계획을 설계한 저는 문재인 정부와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기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새 인물' 박범계(재선·대전 서구을). 박 의원은 '새 얼굴'을 자처한다. 민주당에 오래 몸담은 이른바 '친노·친문' 계파정치를 비판하며 출마한 그는 "누구나 혁신을 얘기할 수 있지만, 새 인물만이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선언했다.

이달 4일 후보군 가운데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던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하는 사람 모두가 친문"이라며 계파·줄세우기 정치의 혁파를 내세웠다.

#'통합' 송영길(4선·인천 계양을). 송 의원은 '통합의 상징'을 자처했다. 문 대통령 대선 캠프 통합선대위원장 등을 맡았던 경력을 두고서다. 당내 통합은 물론, 당 대표 주도의 야당과의 협력 등을 공약했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선을 앞두고 임종석 비서실장과 홍영표 의원이 저를 찾아와 설득했다"며 "자체가 대통령이 저를 통합의 인물로 상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이인영(3선·서울 구로갑). 당내 '86그룹'을 대표해 출마한 이 의원은 '경제진보'와 '청년정치'를 내세웠다. 민주당을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는 무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 의원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청년의 밑거름이자 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촛불 이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모두 이겼지만, 여전히 당은 불안하다"며 "변화와 혁신만이 이 어려운 시기를 돌파해 나갈 수 있는 힘과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 텐트' 이종걸(5선·안양 만안). 과거 원내대표로 여야 협상의 최전선에 섰던 이 의원이다. 당시 경험을 살려 정책연대·개혁입법연대를 비롯한 민주 진영 '빅 텐트'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민주당은 '경제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경제·민생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며 "연정에 이르기까지 빅 텐트를 통해 한국정치의 지형에서 중원을 두텁게 하고 중심 정당을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관록' 이해찬(7선·세종, 서울 관악을). 참여정부 국무총리, 민주통합당 당대표 등을 지낸 이 의원이다. 민주당 주류인 친노·친문계 좌장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헌신을 약속했다.

그는 "당대표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와 시대에 대한 강력한 책임감"이라며 "문 정부의 성공과 재집권에 무한 책임을 지고 자신을 던질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위 '자기 정치'를 할 사람보다는 당에 헌신할 사람이 차기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스템' 최재성(4선·남양주, 서울 송파을). 최 의원은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돌아온지 한 달 여 만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의 약속은 '불가역적인 공천 시스템 구축'이다.

정당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그는 "그간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분당되거나 심하게 흔들리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며 "당 대표가 되면 취임 2개월 내에 공천룰을 확정하고 전략공천을 금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