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반등시도, 간단치 않은 매물벽

6월 중순 이후 반등을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까지 국내 증시는 조정국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무역분쟁,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 등 대외 악재가 수시로 주요국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트럼프가 촉발 및 가중시킨 무역분쟁이 이제는 실물 경기로 관세보복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0일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2017년 연간 대중 수입금액과 동일한 수준인 5000억달러 규모까지 확대할 의지를 피력했다. 무역분쟁 불안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참여자들은 올해 초부터 계속된 무역분쟁 이슈에 적응하면서,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원/달러 환율 상승 부담감이 외국인 수급 여건 악화를 초래함에 따라, 국내 증시에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무역분쟁, 환율 등 대외 리스크에만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부담스러운 신용잔고 수준이 반등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세장에서는 추가적인 레버리지성 자금 유입이 증시의 상승 탄력을 강화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그러나 약세장에서는 레버리지가 시장의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악재가 된다"고 지적했다.


20일 코스피 코스닥 합산 신용융자잔고 총액은 11조4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지난 6월 11일 사상최고치인 12.6조원에서 약 10% 감소했지만, 과거 5년 평균인 7.3 조원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율은 0.39%로 과거 5년 평균인 0.27% 를 상회한다. 코스닥의 시가총액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율도 2.02%로 과거 5년 평균인 1.90%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두 시장 모두 신용잔고가 걸림돌 같은 존재다.

증시가 추가적인 조정을 받는다면, 향후 마진콜 등에 의한 반대매매 같은 잠재적인 악성 매물이 출회될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한 연구원은 설명했다.

시장이 반등을 시도하는 국면에서도 신용잔고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신용잔고 급증으로 수급여건이 질적으로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반등의 길목에서도 신용상환 거래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신용잔고가 연초 수준으로 감소하는 업종, 즉 질적인 수급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업종에 관심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 화학, 통신, 은행과 코스닥 IT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 기계장비, 디지털 콘텐츠, 통신장비 업종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