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도 '관세폭탄' 반대, 현대차株 먹구름 걷히나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가 대내외 악재 해소 국면에 접어들며 주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밖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폭탄 부과 방침에 제동이 걸렸고, 안으로는 8년만에 여름 휴가 전 임단협 잠정협의를 이끌어내면서 주가 리레이팅이 임박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3일 오후 1시 36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3000원(2.36%) 오른 1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 25% 관세 부과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19일(현지시각) 공청회를 열었는데, 주요 자동차 수출국은 물론 미국 자동차 업계까지 반대론을 펴면서 관세 부과 연기 가능성이 제기, 투심이 개선된 모습이다.

미국 자동차제조업연맹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차량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입차 평균 판매가격은 대당 5800달러(654만원)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부담해야 할 관세는 2조79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HCA, HMA, HMMA 등 현대차의 미국 내 사업 관련 법인의 2017년 합산 매출액이 32조2600억원, 당기순이익은 455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여기에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조기에 잠정 합의한 것도 투심 개선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현대차 노사는 19차 교섭 끝에 20일 오후 10시경 2018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동의했다. 현대차가 여름 휴가 전 임단협 합의에 이른 것은 8년만의 일이다. 합의안은 이달 26일 노조 찬반 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대내외 악재가 해소되는 국면에 진입했다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손익 훼손 우려로 'MSCI Global Auto Index'와 동조화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올 들어 21% 하락, 청산가치 이하로 내려온 상태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수입차 관세폭탄이 현실화한다고 해도 순이익이나 FCF(미래현금흐름)가 마이너스로 전환되진 않는 만큼 현재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며 "수입차 관세 부과 방침이 철회되거나 차등 관세가 부과된다면 청산가치를 넘어서는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지만 일련의 긍정적 변화들이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라며 "하반기부터 나타날 펀더멘털 회복, 이를 통한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낙폭 축소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