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족' 서울 행복주택, 최고 경쟁률 '545대1'

@머니투데이 김현정 디자인기자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이 서울에서 최고 54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 지역 쏠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행복주택 공급을 늘릴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부지 확보가 어렵고 지역주민들의 반발도 거세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입주자를 모집한 서울공릉 행복주택은 100가구 모집에 9936명이 지원, 평균 99.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학생·청년용으로 2가구가 공급된 29㎡(이하 전용면적)는 1091가구가 몰려 경쟁률이 545.5대1에 달했다.

같은 기간 입주자를 모집한 다른 지역의 행복주택보다 월등히 높은 경쟁률이다. △양주옥정 2.4대1 △화성봉담2 2.4대1 △군포송정 3.4대1 △대구연경 1.3대1 △대구대곡2 2.3대1 △대전봉산 2.9대1 △창원노산 5.8대1 △제주혁신 5.2대1이었고, 김해율하2는 0.7대1로 미달됐다.

지난 4월 올해 첫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에서도 서울의 입주 경쟁은 다른 지역보다 치열했다. 서울은 2627가구 모집에 2만3353가구가 청약해 평균 경쟁률이 8.9대1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입주자를 모집한 전체 1만4000여 가구의 평균 경쟁률(3.4대1)보다 높았다.


서초 선포레(196.9대1)나 송파 파크데일3(35.8대1), 거여 리본타운(33대1) 등 인기지역은 평균을 훨씬 웃도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쟁률이 유독 높은 것은 수요 대비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인 서울공릉은 2013년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지정될 당시 200가구 건설로 계획됐으나 인근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당시 시범지구로 같이 지정된 목동(2800가구) 잠실(1800가구) 송파(1600가구) 행복주택은 아예 사업이 취소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요 등을 감안해 지역별 물량을 배정했지만 서울은 공급을 더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대주택을 지을만한 부지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행복주택 총 공급물량은 15만355가구로 이중 서울이 차지하는 물량은 14.4%(2만1630가구)뿐이다.

특히 올해는 청년 입주자격을 소득 기준과 상관없이 만 19~39세로 확대했고 신혼부부 자격도 기존 혼인 5년 이내에서 7년 이내로 늘리면서 입주 희망자는 더 많아진 상황이다.

임대료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것도 입주자를 불러모으는 요인이다. 서울공릉의 경우 26㎡는 보증금 4307만~4561만원, 월임대료 16만8000~17만8000원으로 주변 시세 60~80% 수준이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공급된 행복주택(반포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49㎡가 보증금 1억3878만원, 월임대료 49만7000원에 공급돼 눈길을 끌었다.

청년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의 이한솔 사무처장은 “절대적으로 공급량이 적고 청년이 체감할 만큼 주거비를 줄일 수 있는 임대주택도 턱없이 모자란다”며 “행복주택의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