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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할 수 있을까

[길게보고 크게놀기]역설적으로 중국의 부상을 앞당길 수도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07.25 06:30|조회 : 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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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1971년 7월 미국 닉슨 대통령의 안보보좌관이던 헨리 키신저는 중국을 극비 방문했다.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수교를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베이징을 방문했던 키신저는 2018년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을 예상했을까?

아마 극소수만이 미중 무역충돌을 미리 예상했을 것이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찰리 멍거 부회장도 이 중 한 명이다. 멍거 부회장은 내가 하는 행동으로 인한 ‘결과의 결과’를 고려하라는 2차적 사고를 강조한다. 멍거는 미국과 중국 간의 교역과 교역으로 인한 경제성장을 그 예로 들었다.

◇멍거가 예측한 미중 충돌
리카도의 비교우위이론에 따르면 한 국가가 상대방보다 더 적은 기회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상품만 생산해서 서로 교역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유리하다. 그런데 멍거는 경제학자들이 교역으로 인한 결과의 결과까지는 생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인은 재능이 있지만 가난했고 시대에 뒤쳐져 있었다. 선진국인 미국이 중국과 자유무역을 시작한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된 상태에서 무역으로 인한 2차적 결과와 3차적 결과를 생각해 보자. 전반적으로 보면 미국은 중국과 자유무역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더 번영을 누리고 있다. 리카도가 비교우위이론을 통해 입증한 데로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볼 때 미국과 중국 중 더 빨리 성장한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자유무역이라는 촉매제를 통해 전 세계의 근대적인 기술을 흡수했다. 그리고 홍콩, 대만 같은 ‘아시아의 호랑이’ 못지 않게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은 10억이 넘는 인구를 가진, 뒤쳐진 농업국가에서 미국보다 크고 강한 국가로 성장할 것이다. 심지어 중국이 더 많고 강력한 핵폭탄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른다. 이런 결과가 개발도상국과 자유무역을 하는 선진국에게 유리한 걸까. 그런데 리카도는 자유무역으로 인한 2차적 결과나 3차적 결과까지 분석하려는 시도는 안 했다. 경제학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멍거는 경제학 교수에게 3번이나 위의 질문을 했으나 그들은 허를 찔린 표정과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2차적·3차적 결과를 고려할 경우 간결하고 효율적인 경제학 이론이 망쳐지기 때문이다.

멍거는 3번의 시도에서 얻은 답변 중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의 답변이 가장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1920년에 태어난 조지 슐츠는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했고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조지 슐츠의 대답이다. “찰리, 만약 우리가 중국과 무역을 중단하더라도 다른 선진국이 어쨌든 중국과 교역할 것이고 우리는 중국의 굴기를 막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네. 그리고 우리는 리카도가 진단한 무역의 장점을 잃게 되겠지.”

이에 대해 멍거는 "미국이 중국의 성장을 이끌어주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제 와서 그 시스템을 고칠 수도 없다"면서 "세계의 위대한 리더인 미국이 무대 뒤편으로 사라질 수 밖에 없다면 미국에게는 비극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의 부상과 미중 무역전쟁
1999년 중국과 미국의 WTO 가입협상 타결을 촉매로 중국의 국제분업구조 편입이 가속화됐다. 20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중국은 글로벌 2위 경제대국 자리를 굳혔다. 만약 미국이 중국의 WTO 가입을 결사 반대했다면 중국은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고 현재 미중 무역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혁·개방을 선택한 중국의 성장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었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을 고작 몇 년 늦추는 데 그쳤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트럼프의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도전을 물리치고 미국의 글로벌 넘버원 위치를 보존할 수 있는 비책일까? 역설적이지만 트럼프의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중국의 부상을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 비록 지금은 중국이 고개를 숙일지라도 말이다.

중국이 수세적인 상황에 처한 건 비대칭적인 의존도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수출은 5055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대미수입은 1299억 달러에 불과했다.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규모는 3756억 달러다. 막말로 트럼프가 중국의 대미수출 5000억 달러에 보복 관세를 부과해도, 중국이 보복할 수 있는 최대 규모는 1299억 달러에 불과하다.

트럼프는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파악하고 상대방을 거세게 몰아 부치고 있다. 미국의 ZTE 제재조치는 중국인에게는 그야말로 치욕이다. ZTE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구매금지 조치로 주가가 한때 60% 넘게 폭락했다. 31만명이 넘는 중국의 ZTE 주주가 고스란히 피해를 봤다.

지금은 비대칭적 의존도와 반도체 등 핵심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중국이 끌려 다니고 있지만, 앞으로 중국은 이를 악물고 칼을 갈 것이다. 중국 속담에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는 말이 있다.

지난 4월 20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인터넷안전 및 정보화업무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정보화발전의 역사적 기회를 포착해서 자주 혁신으로 인터넷강국을 건설하자며 기술 혁신을 부르짖었다. 이 회의는 14억 중국인을 이끄는 중국 최고지도부인 7인의 상무위원이 전원 참석했다.

앞으로 중국은 반도체 등 IT 핵심기술 개발에 올인할 것이다. 트럼프의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으로 하여금 IT 핵심기술 없이는 강대국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반면 트럼프는 멍거의 지적처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2차, 3차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지금 행동하고 있을지 모른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7월 24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재현
김재현 zorba00@mt.co.kr

중국과 금융에 관심이 많습니다. PhD in 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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