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박원순 사찰 의혹' 이종명·김승연 첫 재판서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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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 시절 야권 인사 및 민간인에 대한 불법 사찰 혐의를 받는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5.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명박정부 시절 야권인사와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과 김승연 전 대북공작국장 측이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 심리로 27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전 차장 측 변호인은 "특명팀 설치·운영에 관여한 사실에 없다"며 "이메일 침투 보고서를 보고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지만 이 전 차장은 이날 재판에 출석했다. 김 전 국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차장 측은 "권양숙 여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사찰에 대해 김 전 국장에게 보고받거나 사찰을 지시하지 않았다"며 "이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김 전 국장에 직접 지시해 이뤄진 것이고, 이 전 차장은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국정원 대북공작국 예산과 관련한 혐의는 운영지침 개정 1년 후에 이 전 차장이 부임했다"며 "운영지침 개정으로 예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고 일명 데이비슨 사업을 진행한 부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직 대통령의 해외비자금 추적 등 사업에 대해서는 "원 전 원장의 지시로 태스크포스(TF)를 이끈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북공작국 예산 사용과 범위에 대해서는 보고받거나 지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국장 측 변호인은 "권양숙 여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사찰은 북한사람과 접촉한다는 보고를 받은 원 전 원장의 지시로 동향을 파악한 것"이라며 "내국인이 해외에서 북한사람을 접촉하는지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대북공작국의 업무이므로 직권남용은 아니다"고 밝혔다.

PC 해킹에 대해서는 "이는 최종흡 전 3차장 재직 당시부터 한 것"이라며 "김 전 국장은 관여한 바가 없고, 해킹 자료에 대해서도 분석·보고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차장과 김 전 국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공모해 3차장 산하에 종북좌파세력 척결과 지휘부 하명사항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특명팀'과 대북공작국 직원을 활용해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인사와 권양숙 여사, 박원순 서울시장의 해외 방문 때 미행·감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 전 차장은 원 전 원장 등과 공모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추적하는 활동에 대북공작국 예산 수억여원을 전용한 혐의 등도 있다.

김 전 국장은 대북공작국 직원들에게 국회의원 보좌관 PC를 해킹해 자료를 분석·보고하게 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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