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240.80 761.18 1130.10
▼18.11 ▼0.76 ▲2.2
-0.80% -0.10% +0.20%
MT 핫이슈 배너 MT 금융페스티벌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회사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를 주주총회에 초대하니

[길게보고 크게놀기]부자 멍거의 투자철학⑧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08.04 07:00|조회 : 18353
폰트크기
기사공유
편집자주찰리 멍거의 20년간 강연과 대화가 수록된 ‘가난한 찰리의 연감’(Poor Charlie's Almanack, 2005)을 통해 투자철학의 정수를 살펴봅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주식투자자의 가장 큰 적(敵) 중 하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주식을 사기 전에는 어느 정도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하지만, 매수 후에는 오직 주관적인 분석만 가능하다. 만약 주가가 떨어지면 대다수 투자자는 주가가 오르기를 기도할 망정, 주식에 불리한 정보는 무시하기 십상이다. 결국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주가가 떨어지고 나서야 투자자들은 마침내 실수를 인정한다.

◇진화과정에서 유래한 확증편향
찰리 멍거는 확증편향을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았다. 인간의 뇌는 불일치 회피(inconsistency avoidance)를 위해 변화를 꺼려하도록 프로그램 돼있고 이것이 확증편향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특히 정보화사회에 진입한 후에는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으로써 확증편향 극복이 더 어려워졌다. 많은 진화생물학자들이 지적했듯이 인간의 사고구조는 현대사회에 최적화된 구조가 아니다. 20세기까지 대부분의 기간 동안, 인간은 일생 동안 아주 작은 양의 새로운 정보를 접해왔다. 그런데 21세기의 현대인들은 날마다 엄청난 양의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복잡한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정보의 홍수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 결국 인간은 지름길을 선택하게 된다. 즉 우리가 원하는 결과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매몰된다. 우리의 믿음을 강화해주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울 뿐만 아니라 적은 양의 정신적 에너지만 소모된다.

반면 우리는 기존의 믿음을 부정하는 정보는 어떻게 해서든 피하려고 노력한다. 우리의 믿음을 끊임없이 재평가하는 험난하고 먼 길 대신 기존의 믿음을 강화하는 지름길을 선택하는 셈이다.

◇찰스 다윈과 워런 버핏이 확증편향을 극복한 방법
확증편향을 피하는 방법은 없을까? 역사적으로 확증편향을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한 인물로 찰스 다윈을 꼽을 수 있다. 1859년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하고 진화론을 주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다윈은 화형에 처해지는 것을 걱정하진 않았겠지만, 진화론을 완전히 확신하지 못했다면 ‘종의 기원’을 발표하지 못했을 것이다.

멍거가 극찬했듯이 다윈은 자신의 가설을 부정하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자서전에서 다윈은 언제든 자신의 연구결과에 반하는 출판물이나 생각을 접하면, 즉시 메모하는 황금률을 지켰다고 밝혔다. 비판적인 사실과 생각들은 다윈의 연구결과에 호의적인 내용보다 훨씬 더 쉽게 기억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습관 때문에 다윈은 자신의 가설을 부정하는 대부분의 주장에 반론하기 위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종의 기원’은 출판 후 159년이 지나는 동안 이루어진 생물학 연구에서도 크게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 다윈이 너무나 신중하게 이론을 다듬었기 때문이다.

결국 다윈은 그의 생각에 반대하는 의견으로부터 배우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

다윈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확증편향 극복 방법은 △자신이 확증편향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반대되는 사실이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이다. 워런 버핏 역시 똑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버핏은 반대 의견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 위해 재밌는 이벤트를 벌였다. 2013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 트레이더 더그 카스(Doug Kass)를 초대한 것이다.

해당기업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를 주주총회에 초대하는 건 상식 밖의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더 그렇다. 주주총회는 경영진에 의해 각본대로 진행되는 행사다. 논란거리는 애시당초 차단된다. 셀트리온이 주주총회에 자사주식을 공매도한 기관투자자를 초대했다고 생각해보라. 그런데 버핏은 오히려 앞장서서 공매도 투자자를 주주총회에 초대했다.

버핏은 방송에서 더그 카스에게 곤란한 질문을 해서 주식가격을 한 10% 떨어뜨려 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이때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약 15만 달러였다.

결과는 어땠을까? 지난 7월 27일 기준, 버크셔헤서웨이 주가는 30만 달러가 넘었다. 약 5년 만에 주가가 100% 오른 것이다. 버핏의 성공 이유 중 하나는 버핏이 반대 의견을 외면하지 않고 사실과 분석에 근거한 판단을 내림으로써 확증편향을 극복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8월 3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재현
김재현 zorba00@mt.co.kr

중국과 금융에 관심이 많습니다. PhD in finance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