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이젠 동영상" 차별화 승부

국내 양대 인터넷기업 네이버와 카카오 (47,500원 ▼1,500 -3.06%)가 온라인 영상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에 나섰다. 웹툰·웹소설, 스타 실시간 개인방송, 블로그 등 기존 플랫폼을 영상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적극 투자하는 방안이다. 각 사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국내 온라인 영상 시장을 점령한 유튜브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 블로그 '영상' 중심 재편… V LIVE, 영상 '다양화'= 네이버는 글·이미지 중심이던 블로그를 영상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지난달 15일 열린 ‘블로섬 데이’ 행사에서 공개한 ‘무비 에디터’와 ‘브이로그 에디터’를 조만간 추가한다. 무비 에디터는 영상 촬영은 물론 음성 분리, 자막 편집, 스틸 이미지 추출 등 영상을 손쉽게 편집할 수 있는 도구다. 브이로그 에디터는 영상 내 음성을 분석해 스틸 이미지나 짧은 영상을 자동 추출하는 기능이다. 영상마다 제목, 설명, 태그 등을 넣는 기능을 추가해 영상 검색 기능도 강화한다.

네이버 블로그 연내 기능 개선 로드맵.

네이버는 스타 실시간 개인방송 ‘브이 라이브’에도 투자를 지속해 셀럽 중심 엔터테인먼트 영상 확보에도 나선다. 출시 3주년을 맞은 브이 라이브는 누적 다운로드 5700만건, 재생 34억건을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이를 발판삼아 웹예능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유통해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네이버 관계자는 “방송국·제작사·기획사 등과 협업, 웹툰·웹소설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영상 제작 및 유통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픽코마·카카오페이지 '영상' 확대…제작역량 강화=카카오 역시 기존 콘텐츠 플랫폼 기반을 영상에 연결하는 시도에 나섰다.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재팬은 지난달 26일 만화 애플리케이션(앱) ‘픽코마’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픽코마TV’를 출시했다. 픽코마TV는 드라마·애니메이션·영화 등 다양한 영상을 선보이고, 스마트폰 뿐 아니라 태블릿, PC, 스마트TV 등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재팬의 '픽코마TV' 소개 이미지.

자회사인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는 1월 영화에 이어 5월에는 드라마, 예능 VOD 서비스를 추가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IP의 영화화, 드라마화에 적극 나서고, VOD에 미국, 일본 등 해외 드라마를 추가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픽코마와 카카오페이지 모두 기존 콘텐츠와 영상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상호 사용자가 유입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카카오가 흡수합병하는 카카오M의 사업 기반을 활용한 영상 제작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는 연내에 음원 서비스 ‘멜론’을 제외한 카카오M의 음악·영상 콘텐츠 사업부문을 별도법인으로 떼낼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M은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숲엔터테인먼트 등 배우 기획사 3곳과 광고모델 캐스팅 에이전시 레디엔터테인먼트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이들 업체의 최정상급 배우와 모델을 자체 제작 영상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네이버TV’, ‘카카오TV’ 중심 영상 생태계 전략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왔다”며 “자발적인 영상 공유와 감상이 이뤄지는 유튜브와 같은 전략으로는 경쟁구도를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