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가격 회복한다" 7월 들어 다시 들썩이는 잠실

정부의 전방위 부동산 규제로 '거래절벽'에 빠졌던 주택시장이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헬리오시티' 등 대단지 입주가 맞물린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 매매가격이 올초 수준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나올 만한 규제 카드는 대부분 나온 상황에서 집값이 상승세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3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송파구의 아파트 거래건수가 올 1월 825건을 기록한 후 6월 189건까지 감소세를 이어오다 7월 들어 194건으로 반등했다.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 7월 1065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남짓한 수준이지만 올 들어 첫 상승세다. 주택 거래신고가 계약 체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8월 거래건수도 증가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현장 분위기는 더 뜨겁다. 7월 여름 휴가철 비성수기에도 매수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고 몇주새 호가도 수천만원 뛴 단지들이 적잖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1~2월 급등했던 집값이 빠지면서 조정이 한, 두달 이어지나 싶더니 7월 들어 매수세가 붙고 있다"며 "평일에도 집 보러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고 집주인들도 매물을 회수하고 가계약금을 받아도 계좌번호를 쉽게 내주지 않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잠실동 '잠실엘스' 59.96㎡(이하 전용면적)은 지난달 13억원에 실거래됐다. 앞서 6월 같은 평형이 12억8000만~12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달새 최대 2000만원 가량 오른 금액이다. 올초 시세가 급등할 때 최고 14억6000만원까지 거래됐다 최근 다시 전고점 회복을 저울질하고 있다. 같은 단지 84.97㎡도 15억9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호가가 대부분 16억원대로 올라섰다.

인근 '리센츠' 84.99㎡ 저층도 지난달 15억5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같은 평형 저층이 앞서 4~6월 15억~15억2000만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올 1월 같은 평형 저층은 최고 16억2000만원에 거래됐었다.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신고하지 않은 실거래 물건들이 꽤 있기 때문에 매매가가 16억원을 금새 회복할 것"이라며 "휴가철 지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 총 9510가구 규모의 대단지 '헬리오시티' 입주가 임박하면서 전셋값은 여전히 약세지만 매매가격은 다시 상승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등 악재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보유세,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나올 만한 규제 카드는 대부분 나왔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도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8월 거래량과 실거래가 변동이 주택시장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종부세 개편안 발표 후 주택시장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규제 강도도 그리 강력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그동안 관망세를 보이던 매수·매도 대기자가 거래를 재개하면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입주물량 부담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만 국한될 것"이라며 "특히 강남권은 다주택자 규제를 피해 '똘똘한 한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