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 '역대 2위'…5개월 연속 500억弗 돌파(종합)

26일 오전 경기도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사진=뉴스1

지난달 우리 수출이 한 달 만에 반등하며 '역대 2위' 기록을 달성했다. 월 수출액은 사상 최초로 5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정부는 세계 경기 성장세가 뒷받침해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수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통관기준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6.2% 늘어난 518억8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6월에는 전년동기대비 0.17% 소폭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7월 수출액은 1956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았다. 월별 수출액 역대 1위 기록은 지난해 9월 달성한 551억2000만달러다.

지난해 7월 60억9000만달러의 대규모 선박 수출의 기저효과가 있었지만, 세계 제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데다 주요국 경제 성장세도 이어지면서 수출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의 수출 주력 품목 단가가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월별 수출액은 올 들어 1월과 2월을 제외하고 모두 500억달러를 넘겼다. 5개월 연속 월 수출액이 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역대 처음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올해 1~7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4% 증가한 3491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13대 주력품목 중 △석유제품(45.2%) △철강(34.0%) △반도체 (31.6%) △석유화학(24.1%) △일반기계(18.5%) △컴퓨터(10.0%) △차부품(7.2%) △섬유(6.6%) △무선통신기기(4.0%) △디스플레이(2.4%) 등 10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103억8000만달러였다. '역대 4위' 기록을 세운 동시에 3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겼다. 다만 수출 증가율은 5월 44.4%에서 6월 39%, 7월 31.6%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수요가 탄탄한 만큼 반도체 수출 증가세에 추세적 변화는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일반기계는 5개월 연속, 석유화학은 8개월 연속 각각 수출액이 40억달러를 넘겼다. 모두 사상 최초다. 석유제품은 9개월째 30억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유지했다.

반면 선박은 지난해 대규모 수출의 기저효과를 반영해 수출액이 73.4% 급감했다. 선박 수주잔량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와 가전 수출도 각각 13.5%, 15.9% 줄어들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의 경우 최대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부진한 데다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완성차 업계가 특근을 최소화하면서 수출액이 줄었다. 지난 2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다. 가전은 중국, 일본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해외 생산이 늘어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선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기자실에서 7월 수출입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역별로는 △중국(27.3%) △중남미(23.1%) △중동(21.7%) △독립국가연합(CIS)(20.4%) △일본(17.6%) △미국(8.8%) △베트남(7.7%) △유럽연합(EU)(7.1%) 등 8개 지역의 수출이 늘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21개월 연속, 일본은 수출은 9개월 연속 늘었다. 미국과 EU의 경우도 수출액이 3개월째 증가세다. 중국은 제조업 경기 호조에 따라 석유화학·일반기계·철강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다. 반도체 수출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경우 수입규제에 따라 자동차와 철강 수출이 감소했지만, 차부품과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석유화학이 전체 수출 증가세에 기여했다. 다만 미국으로부터 원유와 LPG, 천연가스, 석유제품 등의 수입액이 크게 늘면서 7월 대 미국 무역흑자는 3억달러 줄었다.

반면 완제품 시장의 경쟁 심화와 전년도의 기저효과, 국내업체의 현지공장 신 증설 등으로 아세안과 인도로의 수출은 각각 1.6%, 5.4% 줄었다.

7월 수입은 16.2% 늘어난 44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1개월째 증가세다. 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액이 늘었다. 컴퓨터기억장치와 액화천연가스(LNG)도 각각 국내 생산 확대와 발전용 수요가 증가한 영향을 받아 수입이 확대됐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70억1000만달러 흑자로, 78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앞으로도 수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란 게 정부의 판단이다. 세계 제조업 경기가 호조를 이어가고 원유 관련 품목의 단가가 안정되는 등 수출에 우호적인 여건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김선민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500억달러 이상의 수출액과 5~7%대 증가율 추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9월에도 7개월 연속 500억달러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환율 변동성 확대 △긴축적 글로벌 금융시장에 따른 신흥국 경기 위축 우려 등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미·중간 무역 갈등 고조와 주요국 수입규제 조치 심화 등 불리한 교역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수출이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교역 비중 1·2위국인 미·중 간 갈등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 되도록 현재 가동중인 '실물경제 대응반'을 통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며 "신남방·신북방 등 대체시장에 대한 수출마케팅 강화, 피해 우려기업 대상 긴급 무역금융 지원, 보호무역주의 배격을 위한 다자간 공조 등을 강화해 수출 상승세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