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 공유시대…자전거 지고 전기스쿠터가 뜬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프랑스 미국 공유킥보드 업체 버드의 프랑스지부장 케네스 슈렝커가(왼쪽)이 1일(현지시간) 프랑스 무니르 마주비 프랑스 디지털담당 국무장관과 킥보드에 올라 대화하고 있는 모습. /AFPBBNews=뉴스1

전기스쿠터(킥보드) 공유사업이 차량 공유의 틈새를 파고 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교통 체증이 심하고 도로가 좁은 도심 지역에서 편리하면서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다.

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전기스쿠터 공유업체 '버드(Bird)'는 프랑스 파리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6월 경쟁업체 라임(LIme)이 파리 진출을 선언한 지 두 달 만이다. 버드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도 곧 스쿠터 공유를 시작할 계획이다.

버드는 설립 1년도 안된 신생 업체이지만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내 3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도 10억달러(약 1조1270억원)를 훌쩍 넘겼다. 지난달에도 3억달러(3382억원)를 유치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스쿠터 공유가 인기를 끄는 것은 우선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려면 한 대에 100만원이 훌쩍 넘기는 비싼 장비이지만, 1시간 정도 공유한다면 1만원이면 충분하다. 속도도 시속 20㎞로 빨라, 타는 재미까지 있다.

또한 관리도 철저하다. 전기스쿠터를 공유한 뒤 이용자가 편한 곳에 세워두면 업체가 알아서 거둬들여 수요가 많은 지역에 다시 배치한다. 스쿠터 위치는 GPS로 파악할 수 있다. 충전을 해주면 시간당 5달러를 주는 방식으로, 방전의 위험성도 최소화했다.

반면 중국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공유자전거 사업은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의 공유자전거 업체들은 자전거 도난과 훼손, 이용률 저하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표 공유자전거 업체 모바이크와 오포의 자전거 파손율은 각각 10%, 35%에 달했다.

FT는 "중국 내 공유자전거 업체의 난립으로 지방정부가 신규 사업을 금지할 정도"라며 "결국 1~2개의 경쟁력 있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기스쿠터 공유사업도 승객 안전 등과 관련된 당국의 규제 강화가 사업 확대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텍사스 주(州) 오스틴 시정부는 지난 4월 전기스쿠터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업체별 운영대수를 500대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