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탈피 한달만에 발행어음 CMA 1조 돌파

지난달 NH투자증권이 두 번째 사업자로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시장에 뛰어들면서 발행어음형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한 달 만에 50% 넘는 증가해 한국투자증권 1사 독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바뀐 효과라는 분석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발행어음 CMA 잔액은 1조299억원으로 6월 6690억원과 비교하면 53.9% 증가했다. 계좌 수는 3만4402개로 6월 1만7178개 대비 100.3% 증가했다.


지난 5월 6000억원대에 진입한 후 증가세가 주춤했던 발행어음 CMA 잔액은 NH투자증권의 시장 합류로 급등세로 돌아섰다. 잔액 증가분 3609억원 가운데 NH투자증권이 판매한 발행어음CMA가 2300억원 어치고 한국투자증권 증가분 역시 1300억원 가량으로 독점을 벗어난 발행어음 시장이 확장기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부적으로 보면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7월 개인 발행어음 CMA 잔액은 9323억원으로 전달 5890억원 대비 58.2% 증가했다. 계좌 수도 1만7039개에서 2배 넘는 3만4239개로 늘어났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 정기예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이율 1.55%를 보장하는 만큼 개인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라고 증권업계는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초대형IB(투자은행) 출범 이후 한국투자증권이 독점해온 발행어음 시장에 지난달부터 NH투자증권이 가세한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NH투자증권은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발행어음 사업인가를 받고 지난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시작 한 달 만에 8600억원 어치를 판매, 연말까지 1조5000억원 판매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상반기 기준 발행어음으로 2조7000억원 가량을 조달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일반 은행 예금보다 이자가 유리하고 수시입출금까지 가능하다"며 "보다 높은 이율을 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9월부터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의 신용공여한도가 현행 100%에서 200%로 늘어나는 점도 두 회사에 호재다. 자본을 늘리는 부담을 지지 않고도 발행어음 시장 확장세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소규모 단기 자금을 투자할 곳이 많아 계획대로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9월 이후 신용공여 한도 확대로 발행어음 사업 확대와 그에 따른 IB(투자은행) 네트워크 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