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式 '성공 방정식', 베트남 'TOP5' 노린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시장에 연착륙한 대표적인 국내 금융회사로 꼽힌다. 위기도 있었지만 9년간 꾸준히 영업 조직을 확장하고 실적을 쌓아 견실한 보험사의 틀을 갖췄다. 2025년까지 시장점유율을 10%로 높여 5위권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2009년 단독으로 현지법인 설립, 2016년 흑자전환=한화생명은 2009년 4월 국내 생명보험사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해외에서 현지 보험사와 합작이 아닌 단독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은 국내 생보사 중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진출하자마자 위기가 찾아왔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것.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한화생명은 베트남에서 기반을 닦아 해외 추가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장기 목표가 있어 버티기로 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법인장을 포함해 주재원 3명만 본사에서 파견한 한국인이고 영업관리자, 재무관리자 등 나머지 직원 241명은 모두 현지 채용 인력이다. 이들은 베트남 보험시장과 금융환경을 잘 알고 현지인 설계사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 영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백종국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장은 “주재원은 본사의 방향을 전달하고 한국의 보험 노하우를 접목하는 일을 하고 현지 영업은 현지에서 뽑은 직원들이 담당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분리했다”며 “문제가 생겼을 때 한국식으로 관리자가 해결하려 하면 더 꼬이는 경우가 많아 최대한 현지 관리자를 믿고 맡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신계약 실적은 2009년 410억동(약 19억8000만원)에서 지난해 6784억(327억원)동으로 9년만에 약 17배가량 급증했다. 점포 수도 2009년 5개에서 지난해 말 호치민, 하노이, 다낭, 껀터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105개로 늘어 전국적인 영업망을 구축했다. 직원은 244명이며 2009년 영업개시 초기 450명에 불과했던 설계사 수는 지난해 말 2만1586명으로 약 50배가량 늘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2016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흑자 전환했다. 올해는 전년의 두 배 수준으로 이익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최근 한화생명 본사의 1500억원대 증자도 이뤄져 자본금 규모로는 베트남 생보업계 3위가 됐다. 수입보험료 기준으로는 18개 생보사 중 7~8위권이다.

◇한화생명式 성공방정식, 조직 확장 계속된다=한화생명은 베트남 보험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로 ‘보험영업 성공방정식’을 꼽는다. 보험영업이 성공하려면 설계사에 대한 ‘리크루팅(채용)-교육-정착-활동관리-소득인상’의 5단계 과정을 통해 모집 채널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입 설계사를 모집하면 철저한 교육을 통해 조직에 정착하고 보험 판매를 늘려 소득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한국은 영업조직이 매니저와 설계사로 이뤄진 반면 베트남은 매니저와 설계사 사이에 리쿠르팅 매니저가 있어 설계사 이직률이 높다. 리쿠르팅 매니저는 자신이 관리하는 팀 실적을 기반으로 수당을 받는데 신입 설계사를 채용해 불완전판매로 실적을 급하게 올리게 한 뒤 수당을 받고 함께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고객에게 보험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정상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설계사에게도 좋다는 것을 교육을 통해 꾸준히 인식시키고 보험계약 장기 유지시 수수료를 높여주는 등 보상체계도 불완전판매를 줄이는 쪽으로 정비하고 있다.

GA(보험대리점)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국 GA는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법인인 반면 베트남 GA는 특정 보험사에 소속돼 급여와 수수료를 같이 받는 구조다. 올해는 베트남 남부지역 영업을 활성화하고 GA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지역적으로 해안과 산간이 많은 중부지역이 보험 가입률이 높고 남부지역은 기후가 좋고 농산물이 풍부한데 빈곤층이 많아 보험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

박성모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기획팀장은 “법인이 위치한 호치민은 남부라 영업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올해 호치민을 중심으로 GA를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