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드론 암살' 배후? 美·콜롬비아 "아니야"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4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군 행사에 참석 중이다. 이날 대통령 연설 도중 무인항공기(드론) 공격이 발생했다. /AFPBBNews=뉴스1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전날 '무인항공기(드론) 공격'에 대한 배후로 미국과 콜롬비아를 지목한 가운데, 양국은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네스토르 루이스 레베롤 베네수엘라 내무부 장관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전날 마두로 대통령에 대해 드론 암살 시도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용의자의 구체적인 신분은 밝히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군 행사에서 연설하던 도중 드론 공격을 받고 대피했다. 대통령 내외는 안전하게 대피했으나 현장에 있던 군인 7명이 다쳤고 세 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점에 한치의 의심도 없다. 이번 공격에 자금을 댄 사람의 일부는 마이애미에 있다"며 미국과 콜롬비아를 등에 업은 극우주의 세력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미국과 콜롬비아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콜롬비아 정부 관계자는 CNN을 통해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당시 산토스 대통령은 손녀딸의 세례식에 참석 중이었으며, 외국 정부를 끌어내릴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존 볼턴 백악관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폭스 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형법에 위배되는 일을 저질렀다는 확실한 정보가 베네수엘라 정부에게 있다면 우리도 이를 제대로 들여다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볼턴 보좌관은 "(미국에 대한 의혹은) 마두로 정부가 준비한 핑계일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 정부가 부정부패와 억압으로 인한 국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는 한때 같은 나라였으나 지금은 반미, 친미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5월 부정 선거를 통해 집권했다는 이유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올해 100만%에 달하는 살인적인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 위기의 원인 또한 미국 등 외부세력과 국내 기득권층의 결탁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