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용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분석 필요

국내 취업자 수가 지난해 상반기까지 36만명 내외로 크게 증가하다가 올해 들어와 큰 폭으로 하락한 2분기 10만1000명에 이르고 있어 금융위기 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대란, 고용쇼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취업자 증가 폭의 둔화는 생산가능인구 변화에 기인하며 경기와의 연관성도 큰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고용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취업자 수 감소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 OECD 비교기준으로 15~64세 고용률을 살펴보더라도 67.0%로 전년동월대비 0.1%p 수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체적인 취업자 규모는 여전히 늘고 있으나, 생산가능인구 감소,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으로부터 기인한다. 특히 15세이상 생산가능인구의 증가 폭은 매년 가파르게 축소되어 2018년 6월 기준 23만7000명으로 2014년 증가인원인 50만7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취업자 증가폭도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취업자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65세 이상 추계인구는 2016명 22만2000명에서 2018년 30만5000명, 2020년에는 4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가능인구가 높이 증가하였기 때문에 취업자 수 증가를 지표로 이용하여 고용상황을 평가하는데 무리가 없었으나, 최근 15-64세 인구감소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증가 둔화와 노동시장의 고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실질적으로 취업자 수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우리보다 일찍 인구감소를 경험한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인구감소 폭이 커지면서 취업자 수 감소도 커지는 현상이 1990년대 중반부터 장기간 나타난 바 있다.


보다 정확한 고용개선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취업자 수 증감을 분석할 때 생산가능인구 대비 취업자 수를 산정한 고용률을 활용하여 인구 및 취업자 증가 또는 감소를 동시에 설명할 수 있도록 인구효과도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인구증가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취업자 수 증가 규모로만 고용상황을 판단할 경우에는 실제 고용상황이 개선되더라도 잘못된 해석을 내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별, 연령대별로도 인구증감 폭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한다면 특정 계층의 고용상황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이에 지난해와 고용률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인구변화에 의한 취업자 수 증가를 고려하여 6월 취업자 규모를 추산해 보면 14만2000명 정도 증가하면 고용상황은 유지되고 있다고 산정할 수 있으나, 고용률 둔화로 3.6만명이 감소하면서 10.6만명 증가에 그치고 있다는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이러한 인구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인구감소 및 제조업 경기부진 등으로 인한 취업자수 감소로 고용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현실이다. 다만 성별, 연령별로 살펴본다면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감소하고 있으나, 20대 후반 고용률은 상승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여성 고용률은 57.6%를 기록하는 등 고용개선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단순한 취업자 수 증가로 고용상황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비율지표인 인구효과가 반영된 고용률, 실업률 등을 활용하여 생산가능인구가 급변하는 국면에서 세대별, 계층별 고용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