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價 급락, 숨통 트인 배터리 삼총사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연초 전기차 배터리업계를 짓누른 ‘코발트 공포’가 사그라들고 있다. 톤당 10만 달러에 육박했던 핵심소재인 코발트 가격이 어느새 40% 이상 급락해서다.

가격 안정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LG화학 등 국내 주요사들의 관련 사업 실적 개선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솔솔 흘러나온다.

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 코발트 현물 가격은 톤당 5만5000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였던 3월 21일 9만5500달러에 비해 약 42.4% 급락했다. 최근 가격은 지난해 8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발트 가격의 급락은 최대 산지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시작됐다. 영국 원자재시장조사업체 CRU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콩고의 코발트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9.2% 늘어난 6만9350톤으로 나타났다.

콩고는 이 지역에서 벌어진 내전 등 정치적 불안으로 코발트 생산 및 유통에 난항을 겪었지만 최근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생산량을 늘리는 모습이다. 올해 가격이 최고점을 찍은 3월 전후로는 그동안 수익성이 낮아 폐쇄됐던 광산들도 생산을 재개했고 신규 생산 프로젝트도 시작하면서 생산과 유통에 활로가 트였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콩고 생산 확대에 힘입어 가격 안정화가 지속될 거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영국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2022년까지 코발트 평균 가격을 4만4585달러로 내다봤다.

낙관론이 현실화하면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계의 흑자전환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코발트는 원가 구조상 전기차 배터리 가격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증권가는 LG화학 (381,500원 ▲9,500 +2.55%)과 삼성SDI (422,000원 ▲15,000 +3.69%), SK이노베이션 (110,000원 ▲1,600 +1.48%) 등의 배터리 사업 연간 기준 흑자를 내년부터로 예상한다.

하지만 비관론도 아직 팽배하다. 콩고 내부에서 또 다른 생산 관련 변수가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콩고의 생산량이 늘수록 글로벌 생산물량의 일국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딜레마가 나타난다.

업계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66% 비중을 차지한 콩고발 코발트 생산량이 지금 같은 속도로 늘 경우 2020년을 전후해 7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각사가 합작 생산법인 설립 등을 통해 코발트 수급 강화에 나선 상황”이라며 “관련 함량을 낮춘 배터리를 개발해 가격 변동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