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소득 확대 검토…인터넷전문은행 대출한도 늘어난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건강보험료 납부액으로 추정한 인정소득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정소득 범위를 확대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한도가 늘어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건강보험료로 추정한 인정소득을 증빙소득에 준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빙소득은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과 소득금액증명원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득이고 인정소득은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납부내역 등 공공기관 발급자료로 추정한 소득이다.

금융당국은 인정소득이 증빙소득보다 입증 가능성 등 객관성이 떨어져 95%만 인정하고 최대 연봉도 5000만원으로 제한했다. 주택금융공사도 보금자리론 신청자가 증빙소득이 아닌 인정소득을 제출하면 연간 5000만원까지만 소득으로 인정하고 있다.

건강보험료에 따른 인정소득을 증빙소득과 똑같이 취급하면 대출심사를 받을 때 추정소득에서 5%를 차감받지 않고 연간 소득 5000만원 한도도 사라진다.

시중은행은 신용대출 신청을 받을 때 증빙소득을 활용해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을 계산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증빙소득이 아닌 인정소득을 사용한다. 증빙소득 자료는 국세청이 보유하고 있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은 국세청에서 자료를 스크래핑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연봉 1억원인 직장인이 카카오뱅크(카뱅)나 케이뱅크(케뱅)에서 신용대출을 신청하면 DSR을 계산할 때 5000만원만 소득으로 인정받는다. 소득이 적으면 원칙적으로 대출 금리나 한도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카뱅과 케뱅이 신용대출 DSR 제한 기준을 200%로 다른 은행보다 높게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소득이 낮으면 금리가 높아지기 때문에 카뱅과 케뱅은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는 인정소득을 100% 기재하고 대출한도를 정하는 DSR 계산 때는 인정소득의 95%만 5000만원 한도로 적용한다. 내부적으로 DSR용 소득과 대출금리용 소득이 따로 존재하는 셈이다.

건강보험료로 추정한 인정소득을 증빙소득처럼 활용할 수 있으면 DSR 때문에 대출한도가 줄어들거나 대출을 거절당할 염려가 사라진다. 또 대출금리 산정 때 생길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도 사라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건강보험료도 국세청 자료 못지 않게 객관성이 입증된 자료”라며 “직장인은 건강보험료 납부액을 역산하면 거의 정확한 소득이 나오는 만큼 직장인에 한해 건강보험료로 산정한 소득을 증빙소득으로 봐도 거의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