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도이치 옵션쇼크' 손해배상 시효 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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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2018.6.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2010년 '도이치 옵션 쇼크'의 손해배상 요구 시효가 아직 지나지 않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개인투자자 도모씨 등 17명이 도이치증권·도이치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문 금융투자업자가 아닌 도씨 등이 금융위원회 등 조사결과 발표, 검찰 기소, 언론보도 등이 이뤄진 2011년 무렵 불법행위를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와 관련한 첫 민사판결이 나온 2015년 11월 내지는 형사판결이 나온 2016년 1월부터 소멸시효를 계산해야 한다고 봤다.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이내에 유효하다. 첫 민사판결을 기준으로 할 경우 올 11월까지는 도이치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도이치은행과 도이치증권은 2010년 11월11일 장 마감 10분 전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주가가 폭락하며 투자자들은 예기치 못한 큰 손실을 봤지만, 도이치 측은 미리 정한 조건으로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을 행사해 약 44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와 관련, 2016년 1월25일 도이치증권 법인과 박모 상무에 대한 첫 형사 유죄 판결이 선고됐고, 도씨 등은 그 직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도이치 측은 주식 대량매도로 코스피200 지수가 급락했다는 보도가 있던 2010년 11월이나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2011년 8월엔 손해 및 가해자를 인식했을 것이라며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돼 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개인투자자에 불과한 도씨 등이 관련 민·형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는 시세조종행위의 위법성 등을 판단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3년 내에 제기된 이상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도이치증권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징계요구 및 영업정지 등 제재가 있었던 2011년 2월 무렵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도이치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일반투자자인 도씨 등이 금융상품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비교적 풍부했더라도 2011년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검찰 등에서 알고 있었던 사항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다시 하급심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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