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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이란·러시아…美, 제재로 신흥국 흔들다

터키 리라 등 통화가치 폭락…美, 경제 제재에 불확실성 커져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정한결 기자 |입력 : 2018.08.1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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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이란·러시아…美, 제재로 신흥국 흔들다
미국이 신흥국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각종 정치적인 이유로 터키, 이란, 러시아 등에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이들 나라 통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중국도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터키 리라화 가치는 이날 장중 한때 미 달러화 대비 13.5% 급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이 일부 유럽 은행이 터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돼 있다고 우려한 데다, 앞서 미국의 제재를 막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터키 정부 대표단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이 공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미국의 제재를 앞두고 폭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올해 초 대비 이미 50% 넘는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터키 정부가 쿠데타 지원 혐의로 억류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석방하지 않으면 대규모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일에는 브런슨 목사 억류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압둘하미트 굴 터키 법무장관과 술레이만 소일루 내무장관의 재산도 동결했다. 리라화 폭락 등 위기감이 커지면서 터키 정부는 다음달 공개 예정이던 중기 경제계획정책을 앞당겨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 7일부터 경제 제재를 다시 시작한 이란도 경제 상황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이후 급락하기 시작한 이란 리알화 가치는 현재 연초 대비 15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이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6년 4분기 16.8%에서 올해 1분기 2.7%로 낮아졌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비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을 늘리고 물가상승률 폭등을 막기 위한 가격 통제를 계획 중이다.

하지만 이란은 11월부터 원유 수출까지 막힐 처지다. 이란은 이미 아시아로 수출하는 자국 원유 가격을 크게 낮췄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석유공사(NIOC)가 아시아로 수출되는 9월물 원유 선물가격을 모두 인하했다"면서 "경쟁자인 사우디아라비아 원유보다 싸게 책정되면서 14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현재 이란산 라이트 원유 가격은 배럴당 70.71달러로 사우디산 라이트 원유보다 3% 이상 저렴하다.

영국에서 생화학무기를 이용해 전직 이중간첩을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 러시아도 미국의 제재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졌다. 달러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미국이 오는 22일부터 제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지난 9일 3.3% 급락했으며, 연초 대비로는 16% 하락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제재 강도를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러시아의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고, 루블화 가치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러시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면서 "러시아 중앙은행(CRB)가 올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다만 "이들 나라의 경제 규모가 제한적이라 다른 신흥국으로 위험이 번질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유희석
유희석 heesuk@mt.co.kr

국제경제부 유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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